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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응원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 버스 창가에 머리를 기댄 채 여러 복잡한 생각에 잠겨있던 진선은 자꾸만 시원 앞에서 작아져 가는 자신이 서럽고 초라했다.   지난 1년을 돌아봤을 때 목표를 위해 한눈 한번 팔지 않고 열심히 정진해 가던 시원에 비해, 나름대로 공부에 열을 올려봤지만 의지만큼 결과가 나와 주질 않아 조급한 마음에 점점 더 지쳐가던 진선이었다. 게다가 수능 응원을 다녀오며 이제 곧 자신의 차례라는 압박감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아무런 준비도 되어있지 않은 상황에 막연한 불안감만 엄습해온다. 수능을 며칠 앞둔 요 근래 어떤 날은 시원과 자신의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는 듯한 기분이 들어 마음이 불편해지기도 했다.   진선은 고등학교 2학년 대부분의 시간을 '언니와 함께 한 지난 1년을 추억'하는데 썼던 자신과 달리, 꿈을 위해 성실히 시간을 투자해 온 시원의 상황을 비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게다가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시원은 이미 K대 특전 조건에 부합하는 내신 성적을 갖춘 채 수능을 함께 준비해왔기에 수능 점수만 평소 실력대로 나와 준다면 굳이 K대가 아니어도 소위 SKY라 불리는 명문대에 지원해볼 수 있다는 얘기까지 돌고 있던 터였다. 그랬기에 진선은 여러모로 자신과 비교되는 시원을 바라보며, 두 사람 사이의 갭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함께 밤을 지새 던 날, ‘언니가 나와 헤어진 게 아무렇지 않아 보여 서운했다’라는 속내를 내비쳤을 때, 아니라며 그렇게 보이려 노력하는 것뿐이라고 말하던 시원의 말을 믿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힘든 시간을 똑같이 보내오는 동안 철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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