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해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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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의 종류에는 크게 세가지가 있다. 신선함과 섬세함에 베이스를 둔 화이트와인, 과일맛이 많이 나고 숙성을 시킨 레드와인, 장미빛을 띠는 로제와인. 진혁을 와인에 비유하자면... 레드와인 느낌이 강한 로제와인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가영은 코 푼 휴지를 바닥에 던지고 나자 한가지 묘안이 떠올랐다.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진혁의 가느다랗고 떨리는 목소리를 들었다. 무슨 소리인지는 정확히 추측할 수는 없었다. 나는 문을 벌컥 열었다. "안가고 있었네. 루리는?" 진혁의 등에는 루리가 곤히 업혀서 자고 있었다. 밖에서는 빗줄기가 세게 내리는 듯했다. "안에 들어가도 될까?" 드라마나 영화에 보면 보통 이런 장면 하나쯤은 나온다. 나는 드라마의 여주인공이 아닐뿐더러, 내 방에 타인을 들이고 싶지는 않았다. 차라리 내가 주도하는게 나을뿐. "같이 갈 곳이 있어." 진혁의 차는 시동이 걸려 있었다. 그가 운전석에 타기도 전에 나는 냅다 차에 탑승했다. 진혁도 얼떨결에 어버버하며 루리를 카시트에 태우고서는 보조석에 앉았다. "색다른 컨셉인데..? 많이 변했다, 너." "좋은 쪽으로라고 생각할게." 가영은 가볍게 대꾸하고선 좌회전을 하고 엑셀을 밟았다. 비가 쏟아져 내렸지만 부릅뜬 그녀의 눈길은 호흡곤란을 일으킬만큼 카리스마 있었다. "어디 가는지만 알자." "와인." "응?" "와인 창고에 갈거야." "뜬금 없어도 너무 없지 않아? 2년만에 만남이 와인 창고라니..." 진혁은 상당히 당황스러운 표정이었다. 가영은 잡담할 여유는 용납되지 않는지 대답없이 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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