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질하다'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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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네.." 가영은 심호흡을 길게 했다. 드디어 올 것이 왔다. 방처럼 되어있는 곳에 직원들은 두 명 정도였다. 들어서자마자 짬밥 좀 되는 쌤이 말을 붙였다. "몇 살이에요? 여기가 처음이죠?" 딱 봐도 텃세로 보였지만 그냥 대답하자. "스물일곱..입니다!" 가영은 억지웃음이 내뿜어져 나오면서 속으로는 딴 생각을 했다. 집에 가고싶다는 생각이랄까.. 배가 고프다는 생각.. 그 외 잡생각도. "나보다 나이 적네." 그저 참았다. 눈에 아른거리는 월급통장을 생각하면서 버텨야한다는 압박감도 들었기에. 하는 일은 생각보다 엄청 많았다. 대상자(서비스 받는 분)분들 밥도 먹여야 했고 자잘한 위생 부분도 도와주며 양치질도 직접 해줘야 했다. 궂은 일도 신입이라 도맡아서 먼저 해야했다. "쌤 내가 하는 말 귀 기울여서 안 듣네.. 제정신이에요?" "그게 아니잖아요. 그렇게 약해서 쓰겠어요?" "화장실을 가도 어디가는지 알려주고 가야지, 왜 말 없이 가요?" "빨리 좀 하라구요." "그렇게 하면 대상자들 다치잖아." 어느 직장에 가건 지랄견은 꼭 있다. 그 여자를 마주한 순간 나는 죽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은 버틸만 했다. 그 여자만 아니면. 어느 날 여자가 날 불렀다. 연차는 7년 정도로 꽤 높았다. 공용탁자 위에 내 개인수첩이 놓여 있었다. "쌤 앉아봐요." "네?" 가영은 뭔 일인지 몰라 일단 앉는다. 여자가 매섭게 나를 노려보는군.. 눈을 피하고 눅눅한 바닥을 쳐다봤다. "언제까지 일일히 알려주기 힘든거 알죠? 내가 아까 수첩 좀 봤어요." 그러려니 했다. 친구가 개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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