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편의점 친구도, 아픔을 같이 공유할 친구도, 사랑한다고 말할 수도 없다. 가영은 부정하고 싶은 현실을 받아들인다. 진혁이 없는 삶은 미치게 두렵고 아프다. 다시 혼자 남겨진 기분이다. "가영아." 진혁은 한달음에 달려와 다정하게 말했다. 가영은 수치심에 입술이 부르르 떨렸다. "마주치지 말자. 우연이라도 마주치면 모른척 해 우리." "내가 어떻게 잘 해결해 볼게..그러니 우리.." "미친 소리 하지마. 다시 원래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해?" 가영은 울고 있었다. 울음이 터지다 못해 폭포수처럼 흘러내렸다. "미안해. 정말 미안하다.." 내가 붙잡아도 뿌리치고 달아나 버릴것 같아서.. 네가 나를 떠나는 모습을 비겁하게도 보기가 싫어서.. 진혁은 뒤돌아 걸어가는 그녀를 보며 서있다. 그때는 몰랐다. 가영이 없는 삶이 그토록 무의미할 줄은. * -가영의 집 가영은 잠옷으로 갈아입고 눕는다. 난 다시 백수가 되었고 솔로가 되었다. 그러나 후회는 없다. 후회라는건 내 인생에 어울리지 않는다. 왜 눈물이 나는걸까.. 어쩌다 마주친 흰가운의 남자..어쩌다 친구가 되었고 연인이 되었다. 그 순간이 새벽안개처럼 희미해져버리고 장미가시처럼 아프게 박혀온다. "흑흑.." 다시 보고 싶어.. 도진혁, 내가 널 많이 사랑하나봐. 지잉- "여보세요." "우리집 앞으로 올래?" 그를 놓지 못하겠다. 이별하라 해도 미치게 하기 싫어. 가영은 책상에 놓인 반지를 손가락에 끼운다. 운명이라면 잡을래. 반지처럼 나를 꽉 붙잡아줘. 그렇지 않더라도 내가 영원히 감싸안을거야. 진혁은 운전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