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바위 공으로 된 문들 루미는 해저산맥을 따라 한없이 내려갔다. 깊이 내려갈수록 높아지는 수압이 온몸을 깡통처럼 찌그러뜨렸다. 숨통이 터질 것 같았다. 루미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인내심을 발휘하며 바다 밑바닥을 향해 내려갔다. 수심 6000미터에 다다르자 물고기 떼는 눈을 씻고도 찾을 수 없었다. 칠흑 같은 암흑이 펼쳐졌다. 공장 굴뚝처럼 치솟은 수십 개 열수구들이 나타났다. 검은 연기를 내뿜는 것처럼 뜨겁고 검은 물방울들이 열수구에서 솟아나오고 있었다. 열수구 사이를 지나며 루미는 수중음파를 내보내 해저화산을 찾았다. 산맥의 높은 봉우리들에 부딪혀 돌아오는 음파에는 해저화산처럼 생긴 지형이 나타나지 않았다. 해저화산은 더욱 깊숙한 곳에 숨어 있는 듯했다. 루미는 바위투성이의 산맥을 따라 계속 내려갔다. 해저에 네 갈래로 뻗어 있는 산맥들이 한곳에서 만나는 봉우리가 보였다. 네 갈래 해저산맥이 시작되는 곳이었다. 루미는 해저에 시커멓게 솟아 있는 봉우리로 다가갔다. 봉우리에 작고 둥근 홈이 파여 있었다. “해저화산이야!” 화산의 입구는 어마어마하게 큰 바위들로 막혀 있었다. “오래전에 활동을 멈춘 이 화산이 맞을 거야.” 해저화산을 나선형으로 돌아내려가며 갈라진 틈을 찾았다. 중간쯤 내려가자 암흑 속에서 녹색 빛이 나타났다. “무슨 빛이지?” 루미는 빛을 향해 나아갔다. 움푹 꺼진 바위 사이에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흉측하고 무섭게 생긴 심해어 한 마리가 죽은 듯 버티고 있었다. 그의 머리 위에는 물고기를 유인하기 위한 푸른 등불이 매달려 있었다. “안녕하세요? 혹시 이 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