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세 개의 기둥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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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세 개의 기둥 섬 루미는 라그리마 섬을 지나 북동쪽으로 헤엄쳐 갔다. 하지만 세 개의 기둥처럼 치솟은 바위섬은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다. “세 개의 기둥처럼 솟은 섬은 어디 있지?” 루미는 차디찬 수면으로 고개를 빼고 사방을 둘러보았다. 끝없는 감청색 바다만이 펼쳐져 있었다. 루미는 사방이 수평선으로 둘러싸인 바다에 점처럼 떠 있었다. 이 세상에 홀로 내버려진 것처럼 외롭고 쓸쓸했다. “세 개의 기둥처럼 솟은 바위섬은 소문처럼 신기루에 불과한 걸까.” 루미는 걱정이 되었다. 팔과 다리로 물을 저으며 떠 있기 힘이 들자 호흡을 크게 해서 공기주머니를 부풀렸다. 루미는 바다 위의 스티로폼 조각처럼 이리저리 표류하고 있었다. 그때였다. 저 앞에서 기다란 날개를 펼친 바닷새 한 마리가 하늘을 미끄러지듯 내려왔다. 바닷새는 발갈퀴로 루미를 낚아채고 수면 위로 떠올랐다. “켁-켁-! 살려 주세요! 저는 당신이 드실 수 있는 물고기가 아니란 말이에요!” “과괏- 과괏-” 바닷새가 루미를 내려다보았다. “그러고 보니 정말 맛이 없게 생긴 꼬마군. 과괏-” 바닷새는 높은 곳에서 루미를 놓아 버렸다. “으아악!” 루미는 빙빙 돌며 곤두박질치고 있었다. “한 번만 살려주세요! 바닷새님!” 바닷새는 빙 돌아와서 막 물 속으로 떨어지려는 루미를 다리로 붙잡았다. “고마워요! 바닷새님!” “네가 정말 맛이 없게 생겨 살려 주는 것뿐이야. 바다 위의 우아한 신사 신천옹, 캘리콧이 먹기엔 너무 격이 떨어지거든. 등에 달린 그 이상한 공기주머니는 또 뭐냐? 풍선껌이니?” “물속을 날 때 쓰는 공기주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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