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위기의 엄마 수평선 너머로 해가 사라지자 부두에는 곧 어둠이 찾아왔다. 시원은 지붕 밑 방 창턱에 턱을 괴고서 저 멀리 수평선만 바라보고 있었다. ‘바다 속 도시에는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시원은 루미가 사라진 쪽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루미는 무사히 고향으로 돌아갔을까? 루미가 바다 속 도시로 돌아가는 데 성공했다고 해도, 그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루미도 막을 수 없었던 것이 분명해. 엄마와 삼촌은 하나도 나아진 것이 없으니까.’ 이때였다. 끼- 끽, 끽, 쿠쿵, 콰당 쾅! 땅이 흔들리며 강철이 부딪는 소리가 들려왔다. 소리가 들려오는 쪽으로 달려가 창밖을 내다보았다. 어둠 속에서 거대한 검정 풍선이 수직으로 솟구치고 있었다. “엄마 괴물이야! 엄마 괴물이 더 커졌어!” 시원은 쿵쿵쿵 계단을 달려 내려갔다. “아빠! 엄마 괴물이 더 높이 떠오르고 있어요!” “나도 봤다. 몸이 터질 것처럼 불어나 뜨는 힘이 더욱 강해졌어. 방금 전 쇳소리는 혀로 붙잡고 있던 우리가 부서지며 났던 소리야.” 코밑에 반창고를 붙이고 있는 신진우 씨가 대답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코밑에 왜 상처가 나 있는지, 그리고 왜 주방에 쓰러져 있었는지조차 몰랐다. 마리우스 일당이 다녀갔던 지난밤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닻을 잃은 배처럼 어디론가 날아가 버릴 거예요!” “이젠 어떡하지?” “세희 언니를 불러야겠어요!” 시원은 현관 옆에 붙은 전화기로 달려갔다. 해양탐사선 전화번호를 눌렀다.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때 다시 갈대밭 쪽에서 끼익- 끽- 우리가 엿가락처럼 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