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아침. 서현이 정신을 차리고 기지개를 켰을 때, 조수석에서 조용히 자던 의가 입을 벌리고 세상모르게 자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파트너를 매우 한심하게 쳐다봤다. 하지만 곧 그 생각을 거뒀다. 디베라가 납치된 이후로 잠을 제대로 못 자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파트너를 살짝, 아주 살짝 안쓰럽게 바라보다가 시계를 봤다. “미친!” 시간은 벌써 오전 11시를 넘기고 있었다. 어제 도착 한 시간이 새벽 1시쯤 됐으니 10시간을 내리 차 안에서 잠을 청했던 것이었다. 어쩐지, 일어나자마자 허리가 아프더니 이유가 다 있었던 것 같다. 게다가 새벽에 시동을 껐더니 차 안에 냉기가 스며들어 콧구멍이 꽝꽝 얼어버린 것 같았다. 다행히도 두꺼운 담요 덕분에 감기에 걸리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서현은 멍청하게 얼간이처럼 자는 제 파트너를 깨울까 고민하다가 밤을 새우면서 디베라를 찾는 그의 모습이 안쓰러워 제 담요를 덮어주고 차에서 내렸다. 그런 서현의 마음을 잘 알겠다는 듯이 의의 굳게 닫힌 눈은 영 열리지 않았다. “아, 개 춥네.” 오전 11시였음에도 불구하고 산이라 그런지 냉골이 따로 없었다. 서현은 장난스럽게 입김도 불고 바닥에 쌓인 눈을 만지작거렸다. 만약 의가 일어나 있었다면 눈싸움부터 한바탕 했을 것 같았다. 그때, 서현은 누군가가 쳐다보는 느낌에 시선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그 시선과 눈이 딱 마주쳤다. 순간 소름이 돋았지만 침착하게 오두막 쪽으로 다가갔다. 차에서 오두막 입구까지 절대 멀지 않은 거리였지만 왜 그렇게 멀게만 느껴졌는지 오두막 앞 현관에 겨우 선 서현은 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