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베라 납치사건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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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 삐- 규칙적으로 생사를 알려 주고 있던 기계의 소리, 사람들의 웅성거림과 발걸음 소리, 얇은 유리가 작은 충격에도 깨져버리듯이 당장이라도 깨질 것 같은 머리. 그 감각들은 자신이 살아 있음을 명백히 증거가 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정신을 차렸음을 알려주는 것인지, 아니면 아픔 때문인지 입에서 작은 신음이 흘러나왔다. “으으-” “일어났다!” “형사님, 일어났습니다!” 그는 실눈을 뜨고 다닥다닥 달라붙어 자신을 실험용 개구리처럼 바라보는 눈동자들과 하나하나 눈을 마주쳤다. 그중에 한 명은 서현이었다. 서현은 눈썹 위에 큰 반창고를 붙이고 있었고 한쪽 코안에는 흰 거즈가 들어있었다. 다쳤구나, 너 치곤 많이……. 서현은 화가 단단히 났는지 방금 일어난 환자의 어깨를 잡아 흔들며 뭐라고 이야기를 하다가 주변에 있는 간호사의 말림 덕분에 그 손을 놓아버렸다. 어깨를 잡히며 얘기를 들었어야 했지만 정확한 소리는 알아들을 수 없었다. “일단 안정을 취해야 합니다.” “나도 알거든요?” 서현은 간호사의 말에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간호사는 뭐 저딴 사람이 다 있나 하는 표정으로 바라봤지만, 서현보다 더 심한 진상도 있었기 때문에 그러려니 하고 넘겼다. 그때 응급실 입구 쪽에서 경관이 달려 들어오더니 서현에게 경례한다. “퀸 형사님.” “뭐야!” “그, 티스 형사님 치료 모두 마치고 인계도 끝내셨습니다.” “여기로 오라고 해.” 서현의 날 선 목소리에 경관은 눈꼬리를 아래로 내리며 퇴장했다. 가만히 누워서 그 상황을 바라보고 있던 남자는 아아- 하며 웃었다. 내가 티스가 아니었지. 그래, 난 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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