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 일어난 일은 결코 문라이트 때문이 아니었지만, 상황상 그는 그렇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냉정히 판단해보자면 자신을 제어하지 못하고 근무 중 잠들어버린 의의 탓이 더 컸다. 만약 그곳에서 의가 정신을 차리고 서현과 함께 내렸다면, 서현이 의를 깨워서 함께 갔다면 지금과 전혀 다른 상황이 펼쳐졌을 것이 분명했다. 적어도 지금보다는 훨씬 나았을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세진은 차마 꺼이꺼이 울고 있는 의에게 괜찮다는 뜻의 따뜻한 손길을 내밀 수 없었다. “형사님은 회복실로 옮겨질 겁니다. 정신이 드시면 병동으로 이동하겠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세진은 멀어져가는 의사에게 꾸벅 인사를 했고, 그 뒤를 따라 산소 호흡기 말고도 팔뚝에 여러 개의 주사가 박힌 서현이 침대 위에 죽은 듯이 누워서 회복실로 옮겨졌다. 의는 그런 서현을 따라 멍하니 쫓아갔고, 세진은 천천히 회복실로 향했다. 회복실로 향하는 두 개의 발걸음은 복잡함을 남겼다. * 며칠 동안 서현은 깨어나지 못했고, 그 사이 의는 혼자서라도 디베라를 위해 계속 수사를 했다. 파트너가 없는 의이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 사이 세진의 허락을 받고 카이저까지 다녀왔지만 네 명의 용의자에겐 그 어떤 이상한 점도 발견할 수 없었다. 최근에 범인으로부터 전화까지 왔다. 장소와 날짜, 시간을 알려줬다. 의는 이가 갈렸다. 범인이 알려 준 장소는 다름 아닌 의의 집이었다. “오늘이 그 날인가?” “네. 퀸은…….” 의는 그 날 이후로 세진에게 서현의 안부를 물어봤다. 서현의 안부를 물어볼 때마다 느껴지는 세진의 차가운 눈길에 위축이 된 의는 어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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