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뭐라고 한 거지? 저런 부잣집 양반들이 왜 조현의 스쿠터에 관심을 갖는 걸까?
미연도 지금 이 상황이 이해가 안 갔지만 어찌 됐었든 간에 스쿠터를 팔수 있게 되어서 기뻤다.
"정 사고 싶으시다면 2만에 가져가세요."
바르고 정직한 성격을 가진 미연은 상대에게 2만 원이라는 가격을 제시하며 조현의 스쿠터를 사가기를 바랐다.
"시작가 2만 원! 더 많이 호가하는 자가 이 스쿠터의 주인이다."
조현의 허무맹랑한 소리에 장터는 삽 시에 웃음바다가 되었다.
"이 와중에 경매? 이 자식 제대로 돈 거 맞네. 하하하 그럼 나는 2만 천 원!"
진무가 웃으면서 말하자 진무 무리들이 따라서 호가를 하기 시작했다.
"그럼 나는 2만 원 2천 원!"
"야야 지금 한번 해보자는 거지? 그럼 나는 2만 2천백 원! 이제 이 스쿠터는 내 것이야. 하하하!"
"아이코! 역시 진무 형님, 제가 몰라봬서 죄송합니다. 이 스쿠터는 형님이 가져가십시오."
진무 무리들의 조롱이 섞인 말에 미연에 얼굴은 붉으락푸르락 거렸다.
대체 왜 일을 크게 만들어서 이 꼴을 당하고 있는데.
"1억을 내겠습니다."
때마침, 옆에서 누군가가 덤덤한 목소리로 자신이 1억을 내겠다고 하였다.
"그럼 나는 1억..."
뭐라고? 1억?
그는 서둘러 고개를 돌려 누가 1억을 호가했는지 확인을 했다. 역시나 좀 전에 고가의 외제차에서 내린 사람들 중 한 명이 1억을 부른 것이였다.
"1억을 더해서 2억을 내겠습니다."
진무는 지금 이 상황이 어떻게 된 상황인지 알고 싶었다. 그때 또 누군가가 1억을 더해서 2억이라는 가격을 불러버렸다.
"3억이요!"
"4억!"
"5억!"
순식간에 스쿠터의 가격이 2만 원에서 5억까지로 올랐다.
조현은 천천히 눈을 뜨면서 진무를 보고 말했다.
"왜 더 가격을 안 부르고? 아까 잘도 불렀잖아."
조현은 시니컬한 웃음을 지으며 5억을 부른 자에게 자신의 스쿠터 키를 전했다.
"이제 이 스쿠터는 당신 겁니다."
스쿠터 키를 받은 사람은 계좌 이체를 하기 위해 핸드폰을 꺼냈다.
.
진무는 두 눈이 땡그래지면서 앞으로 나아가서 말렸다.
"당신 지금 미쳤어요? 이따위 스쿠터를 사는데 5억을 쓰다니..."
퍽!
진무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의 얼굴에 "찰싹"따귀가 날라왔다.
"네가 뭔데 나 보고 이래라저래라 야?"
갑작스러운 따귀를 맞은 진무는 머리가 땡 해났고 그의 반쪽 얼굴은 순식간에 띵띵 부어올랐다.
띠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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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발신]
국민은행02/17 17:23
110-235-954607
입금 500,000,000원
조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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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의 핸드폰 울림소리와 함께 5억 원의 거액이 조현의 계좌 앞으로 입금되었다.
장터의 있던 몇몇 구경꾼들은 사람들이 다 가고 나서도 여전히 혼이 빠진 사람처럼 멍하니 제자리에 서있었다.
"미쳤어. 미친 게 분명해. 미치지 않고서야 이 상황이 설명이 안되잖아."
진무도 충격에 빠져 한참 동안 혼잣말을 계속하였다.
"조용히 좀 해. 저 사람들이 듣고 돌아와서 반대쪽도 때리면 어쩌려고."
조현은 엉덩이 가볍게 털면서 제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선 좀 전에 진무가 자신에게 했던 것처럼 핸드폰 화면을 진무에게 보여주면서 말했다.
"잘 세봐. 공이 몇 개인지?"
"그 입 닥쳐!"
"오늘은 네가 오늘 운이 좀 좋았나 본데, 우리 두고 보자고!"
진무는 조현을 향해 욕을 퍼붓고 떠나려고 하자 조현이 진무 앞에 막아섰다.
"어딜 가려고?"
"뭐 잊은 것 같은데?"
"이 자식이 보자 보자 하니까!"
"손에 돈 좀 쥐었다고 뭐라도 된 것 같지. 우리 아빠가 누군지 알아? 화성물산의 진명이 우리 아빠라고. 감히 누구 앞에서 까불고 있어?"
와-
화성물산 4글자를 듣는 순간 주위에 구경하러 모인 사람들 모두 부러운 눈빛으로 진무를 쳐다보았다.
화성물산은 현지에서 재산 순위가 톱10에 드는 회사이며 그들의 주가가 자그마치 천억이 넘는다.
그렇다. 그 들 앞에서는 5억은 별거 아니었다.
"조현, 얼른 진무에게 사과드려!"
이미숙은 진무의 출신을 듣자마자 얼굴이 하얗게 질려버렸다.
그녀는 진무가 화성물산의 도련님일 거라고는 생각조차 못 했던 것이다!
진명은 그냥 평범한 장사꾼이 아니었다. 그가 깡패 출신의 사업가란 거 남강시 사람이라면 거의 대부분이 다 아는 사실이었다.
주위에 구경꾼 들도 고개를 저으면서 안타까운 눈으로 조현을 쳐다봤다. 왜냐하면 그가 건드리지 말아야 할 사람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괜찮아. 너의 진심 어린 사과와 함께 네 와이프를 나한테 넘기면 오늘 있었던 일은 그냥 넘어가 주지."
휴... 그래도 조현 이 자식 오늘 확실히 운이 좋았어.
구경꾼들 중 누군가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절망과 슬픔에 빠진 미연은 눈을 감아버렸다. 조현이 경쟁에서 이기면 어떠하리. 어차피 엄마의 꼭두각시가 되어 진무에게 시집갈 것인데.
"얼른 무릎 꿇고 내 신발을 핥아야지."
조현 말이 끝나자마자 사방이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미연은 조현의 말에 너무 놀라서 눈을 번뜩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