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분들입니다. 초대장도 없이 몰래 숨어 들어온 것 같습니다."
대머리 영감이 조현을 가리키며 말했다.
와르르 -
몇 명의 경호원들이 곧바로 방아쇠를 당겨 총구를 조현과 미연을 향해 겨누었다.
진국대장군이 어떤 인물인가?
연회장의 모든 보안 조치는 빈틈이 없어야 했으며 조금이라도 잘못되는 날에는 남강시 전체가 커다란 폭풍에 휘말리게 될 것이다.
당신들의 초대장을 보여 주세요!
경호대장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저희는..."
"초대장 없습니다."
미연이 말하려던 찰나, 조현은 담담하게 말했다.
쓱 -
경호대장은 곧바로 총구를 조현의 머리에 들이대며 물었다.
"도대체 당신들은 누구입니까?"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시고 빨리 이 사람들을 처리하셔야 합니다. 초대장도 없이 몰래 들어온 것을 보면 틀림없이 나쁜 속셈이 있을 겁니다!"
옆에 있던 대머리 영감이 경호대장을 재촉하며 말했다.
미연은 지금 이 상황이 너무 무서워 눈물이 핑 돌았다. 이런 관경은 난생처음 보는 그녀였다.하지만 조현은 전혀 개의치 않는 표정으로 여전히 디저트를 맛나게 먹고 있었다!
이때 갑자기 경호대장의 전화가 울리더니, 그는 전화를 받자마자 몇 마디 듣고선 식은땀을 흘렸다.
다들 왜 멍하니 서있어요. 빨리 처리하셔야 합니다.
팍!
대머리 영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경호대장은 그의 뺨을 갈겼다.
"이 자를 잡아라!"
경호대장이 부하들에게 명령하였다.
대장의 명령하에 대원들은 일시에 총구를 대머리 영감 측으로 돌리고선 호통을 쳤다.
"무릎 꿇어!"
대머리 영감은 순식간에 변해버린 상황이 이해가 안 갔다.
이게 대체...
경호대장은 총구를 대머리 영감에게 겨누며 말했다.
"귀한 손님을 무례하게 대하고 연회장 질서를 망친 죄는 용서라 수 없으니 이들 모두 끌려가서 엄중히 처벌하거라!"
"예!"
두 명의 건장한 경호원이 즉시 대머리 영감을 붙잡았다. 대머리는 변명하려고 하자 총대가 날라와 그의 뺨을 휘갈겼다.대머리 영감의 이빨이 삽 시에 와르르 떨어지더니 도살 당한 돼지마냥 끌려나갔다.
"맨 앞에 VIP 좌석으로 모시겠습니다."
경호대장이 조현에게 조심스럽게 말하였다.
그러자 조현이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됐어요. 제가 여기 앉으면 됩니다. 가서 일 보세요."
보안대장은 말없이 부하들을 데리고 발길을 돌렸다.
지연은 한참 동안이나 얼빠진 사람처럼 있다가 재빨리 정신을 차리고 미연에게 아부하며 말했다.
"미연아, 우리사이에 뭔가 오해가 있었던것 같아. 네가 이렇게 VIP 좌석까지 앉을 수 능력을 가진 사람이란 걸 미처 몰라봐서 미안해. 예전부터 난 네가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었어. 이따 우리 같이 앉아서 얘기를 나눌까? 그리고 애 당초 이 결혼도 저 사람이 나를 협박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허락 한 거였어..."
"경호원!"
"이 여자는 좀 전 그 남자의 일행입니다."조현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조현의 말을 들은 경호원이 다시 되돌아와서 지연이 뭐라 하기도 전에 그녀를 제압하여 밖으로 끌고 나갔다.
미연은 방금 있었던 일이 꿈만 같았다. 그렇게 그녀는 한참을 멍 때리다가 의아한 눈빛으로 조현을 바라보았다.
조현은 웃으며 미연에게 말했다.
"여기 경호대장이 제 동창이에요."
"그래요?"
미연은 조현의 말이 의심스러웠지만 이것 말고는 달리 조금 전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이유를 찾지 못하여 일단 그의 말을 믿어 보기로 하였다.
진국대장군께서 도착 하셨습니다.
바로 그때 입구 쪽에서 대장군께서 도착하셨다는 소리가 들려왔다.
수십 명의 특수 전사들이 곧바로 우르르 연회장으로 뛰어들어와 통로의 양옆에 두 줄로 섰다.
어깨에 별 세 개 배지를 단 우람한 남자 한 명이 연회장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그는 190센티를 뛰어넘는 큰 키의 건장한 체격을 가졌으며 그의 주위는 일반 사람들이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강한 기운이 감돌았다. 연회장은 순식간에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다들 이 전설적인 인물을 숭배하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호국의 신, 그는 역대 최연소의 나이로 별 배지 세개를 달았다.아직 30대 초반의 어린 나이지만 그가 이뤄낸 성과들은 그야말로 세상을 놀라게 하였다.
그의 기세 또한 하늘을 찌를 듯이 높았다!
만인의 주목을 받으며 단상에 오른 그는 마이크도 들지 않았지만 그의 목소리는 쩌렁쩌렁했다.
"오늘 저 주단영이 하고 싶은 일은 단 한 가지입니다. 저는 과거에 제가 저질렀던 실수에 대하여 깊게 뉘우치면 반성을 하고 있습니다. 만약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신다면, 설령 내 몸이 부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로 전과 같은 실수를 다시 반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의 말은 간결했지만, 그의 표정에서는 그의 진심이 묻어났다.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는 눈시울마저 붉어진 것을 볼 수 있었다.
진국대장군의 말속에 담긴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사람들은 의아해 하며 서로를 쳐다보기 바빴다.
주단영은 할 말을 마치고 난 뒤 솟아오르는 감정에 북받쳐 목이 메어서 몇 번이고 말을 더 이어가려고 하였으나 끝끝내 하지 못했다.
연회장은 쥐 죽은 듯 조용했고, 분위기는 살얼음 판위를 걷는 것 마냥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한참 후, 어디선가 갑자기 말소리가 전해왔다.
"이미 다 지난 간 일이니 그냥 과거에 묻어두세요. 이제부터라도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임하는 것이 더 의미가 있지 않나요?"
목소리를 따라 사람들의 시선이 멈춘곳은 맨 뒷줄 테이블에 앉은 평범하게 생긴 젊은 사내였다.
지금 뭐라고 하셨어요? 당신이 뭐라고 장군님을 가르치는려고 나댑니까?"
당신이 뭐라고 나서는 겁니까? 어서 무릎을 꿇고 대장군께 잘못을 비세요.
젊은 사내의 한마디 때문에 연회장 분위기가 갑자기 소란스러워졌다.
저 자식이 간땡이가 부었나? 감히 장군님께서 말씀을 하시는데 주제넘게 끼어들다니.
"제발 그만하세요!"
조현이 이런 말을 할 거라곤 생각지도 못한 미연은 그저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은 마음뿐이었다.심지어 그의 말속에는 진국대장군을 비난하는 듯한 말투가 조금 섞였다.
"당장 저 자를 잡아라!"
누군가가 이미 일어서서 이쪽을 향해 기세등등하게 걸어왔다.
그들은 이번 기회에 진국대장군에게 잘 보이고 싶은 바램에 더 앞다투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였다.
"그만두지 못할까!"
주단영은 갑자기 분노에 가득 찬 말투로 막 나서려는 사람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너희들이 뭐길래. 얼른 썩 꺼지지 못할까?"
그리고선 갑자기 조현 쪽을 향해 경례를 하였다.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제가 오늘 가르침을 제대로 받은 것 같습니다."
이 광경을 본 사람들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미연 역시 마찬가지였다.
오로지 조현만이 마치 아무 일 없었던 것 마냥 가만히 앉아있었다.
파티 네네 미연은 어리둥절한 상태로 있었다.
파티가 끝나고 연회장 입구를 나서기 까지 미연은 방금 겪은 모든 일이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ㅡㅡ
갑작스러운 통증 때문에는 미연은 정신을 번뜩 차렸다.
"왜 남의 허리를 꼬집고 그래요?
"나는 그냥 미연 씨에게 조금 전 있었던 일들이 꿈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을 뿐이에요.
"그러면 딴 곳을 꼬집지 왜 허리를 꼬집고 그래요? 여자는 허리에 민감하단 걸 몰라요?"
미연은 조현을 노려보면서 말했다. 그녀는 다소 마음의 편온을 찾은거 같아 좀전에 조현에게 물어 보고 싶었던 얘기를 꺼냈다.
" 조현 씨, 나한테 뭐 숨기는 거 없어요? 왜 나는 방금 일어난 모든 일이 이상하게만 느껴질까요?"
"글쎄요. 나는 잘 모르겠는데요."
조현은 이미 모든 핑계 다 생각 해놓았다.
"여기 경호대장이 내 동창이에요. 이 정도 사이에 연회장 들어갈 수 있게끔 도와주는 건 식은 죽 먹기죠? 단영이는 아니, 진국대장군께서 나한테 경례를 한 건, 내가 했던 말이 장군님의 심금을 울리게끔 하여서가 아닐까요?"
"미연아. 드디어 나왔구나. 혹시 장군을 뵈셨니?"
그때 장 씨 집안사람들이 미연과 조현 쪽을 향하여 걸어오면서 말했다.전과는 달리 그들의 태도 또한 180도로 달라진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