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화 박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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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이 별장 소파에 누워 두 여자를 끌어안고, 한 손으로는 전화기를 들고 있다. 그중 주황색 비키니를 입은 여자는 정민을 가볍게 툭 치며 비위를 맞추고 있었고, 빨간 비키니를 입은 또 다른 여자는 웃으며 정민에게 포도를 먹이고 있었다. "역시 준우 씨가 말한 방법이 좋네요. 재미도 있고요." "그쵸? 그런 일은 사람 시켜서 처리하는 게 제일 나아요. 이만 전화 끊을게요. 저번에 말한 그 자식을 아직도 못 잡았거든요. 조만간 찾아서 죽여버릴 거예요." "참, 천수아는 어떻게 됐어요?" "아직 진행 중이죠. 걱정 마요. 나중에 정민 씨도 재미 보게 해줄 테니까." 테이블 위에 발을 올려놓고 있던 정민은 전화를 끊고 시간을 지켜보았다. 지금쯤이면 다 처리됐겠지. 반불구는 됐을 거야. 정민의 눈에는 독기가 스쳐 지나갔다. 돈도 권력도 없는 네가 감히 날 망신을 줘? 딩동! 그때, 초인종이 울렸다. "누구세요?" "택배입니다." 정민이 문을 열자 건장한 남자가 서 있었다. "무슨 택배요?' 정민이 짜증스럽게 물었다. 남자가 한 손을 끌어당기자 불량배 한 명이 멱살을 잡힌 채로 걸어왔다. 정민의 안색이 변했다. "당신, 뭐야?!" 명호가 사납게 웃었다. 쿵 명호가 불량배를 정민에게 힘껏 던졌다. 정민은 황급히 뒷걸음질 치다가 땅에 걸려 넘어졌다. 여자 두 명은 놀라서 소리를 지르고 옷도 입지 않은 채 별장을 빠져나왔다. 그때 하준이 천천히 들어왔다. "…뭐야. 안 죽었네?" 정민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하준을 쳐다봤다. "당연히 안 죽었죠. 근데 당신은 살 수 있을까요?" 하준이 방긋 웃으며 말했다. "경호원! 경호원!" 명호가 성큼성큼 다가오는 걸 보고 정민은 무전기를 움켜쥐고 소리쳤다. 이때 제복을 입은 경호원 10명이 문밖에서 뛰어 들어왔다. 그들은 전문적으로 훈련된 경호원으로 불량배들보다 실력이 훨씬 좋았다. 애초에 하준에게 그들을 보낼 수 있었지만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고 싶지 않아 불량배들을 보낸 것이었다. "2분?" 하준이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 "1분 30초면 충분해요." 명호가 자신감을 보였다. 정민과 경호원들은 어리둥절했다. 1분? 2분? 갑자기 무슨 소리지? "빨리 죽여버려!" 정민이 이를 악물고 입을 열었다. "알겠습니다!" "공격해!" 경호원 중 한 명이 말하자 뒤에 있던 모든 경호원이 우르르 몰려왔다. 하지만 명호는 조금도 두렵지 않았다. 명호가 첫 주먹을 날렸을 때 정민은 방금 말한 말의 의미를 깨달았다. 이게 사람이야? 눈앞의 경호원들이 하나둘씩 땅에 쓰러지기 시작했다. 퍽! 퍽! 퍽! 10명의 경호원이 겹겹이 땅에 떨어졌다. 테이블, 화분, 소파, TV…. 부술 수 있는 건 모두 산산조각이 났다. 눈을 돌려보니 피투성이가 된 명호가 서 있었다. 피는 당연히 명호의 피가 아니었다. 1분 37초. "이번에는 나쁘지 않네." 하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정민이 머리를 만지며 웃었다. "근데 허점도 많았어. 너도 알지?" "네, 알고 있습니다. 다음부터 주의하겠습니다." 정민은 침을 삼키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1분 남짓한 시간에 전문 경호원 10명을 해치웠는데 벌까지 받다니. 정민은 심호흡을 몇 번 하고 고개를 젖히며 말했다. "할 수 있으면 죽여보던지." 말을 마치자 정민의 눈에는 두려움과 함께 교활함이 스쳤다. "정민 씨 말 대로 해." "뭐?!" 정민이 깜짝 놀라 입을 열었다. 빠직 뼛조각이 깨지는 소리와 함께 정민은 비명을 지르며 그대로 쓰러졌다. 쓰러진 정민을 보며 명호는 시큰둥하게 웃었다. "형님, 지금 바로 죽이면 될 거 같은데 왜 굳이 살려두시는 겁니까?" 하준은 그를 힐끗 쳐다보고 말했다. "지금 죽이면 안 되지." 명호는 정민을 옆으로 걷어차고 휴대폰을 꺼내 집안 사진을 몇 장 찍었다. 1분 뒤 이 사진은 SL 그룹의 주인 성진의 휴대폰으로 전송됐다. "누구야! 누가 감히 내 집에서 소란을 피우는 거야?!" 그가 사진 몇 장을 유심히 보니 경호원의 시체가 널려 있었다. 하지만 유독 아들만을 보이지 않았다. "사람들 다 우리 집으로 집합시켜!" 전화를 끊고 성진은 좌석 밑에서 상자를 꺼냈다. 그 안에는 권총이 들어있었다. 그 시각, 하준은 거실에 앉아 있었고 명호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와인 한 병을 들고 있었다. "즐길 줄 아는 사람이네요. 이 술 비싼 건데." 명호는 와인을 맛보고 있었다. "누가 감히 여기서 행패야?!" 그때, 문밖에서 소리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SL의 주인 박성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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