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화 용서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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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남자는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비아냥거렸다. "인마. 너 이제 죽었어! 형님이 어디 사람인지 알아? 지금 무릎 꿇고 빌면 목숨을 살려줄게!" 남자는 독설을 퍼붓더니 차 안의 남자를 향해 말했다. "형님, 이 사람이…." 퍽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남자는 그의 뺨을 때렸다. "너 이게 뭐 하는 짓이야?!" "하, 하준 선생님. 죄송합니다. 선생님이 안에 계실 줄은 몰랐습니다. 한 번만 용서해주십시오." 차 안에 있던 남자가 몸을 덜덜 떨며 하준에게 말했다. "저를 아세요?" 하준은 무표정이었다. "그때 SL 그룹 자택에서 뵌 적이 있습니다." 그는 성진의 부하였다. 하준은 당연히 그를 기억하지 못했지만 그는 하준을 잊을 수 없었다. 그날의 하준을 본 사람은 아마 평생 하준을 잊지 못했을 것이다. "형님, 이게…." 남자는 얼굴을 가리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차 안의 남자는 공손히 허리를 굽혔다. "선생님, 죄송합니다. 제 부하가 실수한 거 같습니다. 어떻게 처리하면 만족하시겠습니까?" 하준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최 씨 아주머니한테 가서 사과를 하도록 하세요. 만약 용서를 못 구한다면 뒷일의 결정권은 아주머니한테 있습니다." 차 안의 남자는 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남자를 향해 발길질을 했다. 남자는 너무 놀라서 혼이 다 빠질 지경이였다. 똑똑똑! 문을 두드리자 최 씨 아주머니가 문을 열었다. 남자는 문 앞에서 온몸을 떨고 있었고 하준은 보이지 않았다. 설마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니겠지? 아주머니의 마음이 조마조마해질 무렵 쿵 하는 소리가 들렸다. 무릎을 꿇다니! 찰싹! 찰싹! 찰싹! 그는 한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때리며 말했다. "아까 일은 제가 잘못했습니다. 용서해주십시오." 남자가 자신의 얼굴을 때리는 걸 보고 아주머니네 가족은 모두 놀라 멍해졌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만약 얼굴에 칼자국이 없었다면 아주머니는 그 남자가 아까 그 남자와 동일 인물인지 의심했을 것이다. 조금 전까지 거들먹거리던 사람은 온데간데없었다. 아주머니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남자는 그제서야 말했다. "1억이에요. 손실 비용으로 쳐주세요." 남자가 공손히 카드 한 장을 건네는 것을 보고 아주머니네 가족은 어안이 벙벙했다. 아주머니가 카드를 받지 않자 남자는 더욱 두려웠다. "남자는 또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건 제 전 재산이에요. 5억이에요. 모두 드릴게요. 부족하면 금액을 말씀해주세요. 제가 어떻게든 구해서 드릴게요. 그러니 제발 용서해주세요!" "…일어나세요. 이 돈은 받을 수 없습니다." "제발 받아주세요. 부탁드립니다." 상황을 구경하러 나온 동네 사람들을 보고 아주머니가 어쩔 수 없이 말했다. "알겠어요. 받을게요." "그럼 용서해 주시는 건가요?" 아주머니가 남자를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용서했어요. 그러니까 빨리 일어나세요." 남자는 그제야 눈물과 콧물을 닦고 일어났다. 아주머니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남자는 목숨을 지켰다는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떠날 때 절을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미소는 손에 든 카드를 보았다. 두 장에 6억이었다. 꿈만 같은 상황에 온 가족이 눈망울을 글썽거렸다. 한편 차 안의 남자가 하준에게 더할 나위 없이 공손하게 말했다. "해결했습니다." "한 번만 더 아주머니 괴롭히면 그땐 안 봐준다고 전해주세요." 남자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다. "네!" 그때, SU 그룹 회의실에는 집안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어르신이 특별히 소집한 중요 회의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SU 그룹 집안 어른 영길이 맨 앞자리에 앉았고 바로 뒤에는 젊은 남자가 있었다. 수아는 맨 뒷자리에 앉았다. 예전에 그녀는 영길의 오른팔로 SU 그룹 집안의 어른과 동일한 권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었다. "네 남편 돌아왔다면서? 사촌 동생 약혼식 얘기 들었어!" 영길의 옆에 앉은 남자는 펜을 돌리며 시큰둥하게 입을 열었다. 그는 바로 수아의 사촌 오빠이자 영길이 가장 아끼는 장손이다. "그게 오빠랑 무슨 상관이야!" 수아가 싸늘한 표정을 지었다. "뭐라고? 잘 안 들리는데, 내 옆에 앉지 그래?" 현우가 씨익 웃었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속닥거리며 웃었다. 지금 현우의 자리가 예전 수아 자리였기 때문이다. "오빠!" 수아의 안색이 점점 차가워졌다. "그만 해!" "그 추악한 일만 아니었다면 너도 여기 앉았을 거야. 이건 다 네가 초래한 거야." 영길이 말했다. 내가 초래한 거라고? 수아는 이를 악물며 억울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녀는 분명히 피해자였지만 할아버지에게 그녀는 죄인이었다. 현우가 어이없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잘 들어. 우린 그동안 네가 SU 그룹에 한 걸 생각해서 내쫓지 않고 있는 거야. 알겠어?" "할아버지!" 수아가 입을 열었지만 현우는 그녀에게 말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할아버지, 좋은 소식이 있어요." 영길이 현우를 바라보았다. 어두웠던 표정은 순식간에 밝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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