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안은 잠시 조용해졌다.
얼굴을 새파랗게 얻어맞은 그 여위고 허약한 남자는 바로 이번 모임에 함께 온 사람이었다.
그는 방금 나휘경을 도와 임혁을 조롱하기도 했다.
휘경은 헛기침을 두 번 하며 말했다.
"얼른 풀어줘."
"네가 풀라면 풀어? 네가 뭔데?"
흉악한 얼굴의 문신남은 그에게 물었다.
"내가 뭐라고? 네 아버지다!"
휘경은 그의 앞으로 다가가 뺨 한 대를 내리쳤다.
"나휘경이라고 근처에 있는 욱양 건축 그룹 회장이야. 자금 왕조 노래방도 애초에 우리 회사가 인테리어를 해줬지. 여기 사장님하고 내가 오랜 친구야. 이 새끼가 어디서 까불고 있어."
휘경은 오만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휘경? 욱양 건축 그룹?"
문신남은 반격하려던 참에 잠시 망설이는 표정을 지었다가 화를 참으며 밖으로 나갔다.
"그대로 기다려."
"휘경아, 정말 고마워."
"휘경아, 대단해, 정말 대단하다고! 이름만 말했을 뿐인데 그 양아치가 멍해지다니."
"당연하지, 남자는 휘경이처럼 멋지게 살아야 돼."
방 안의 사람들은 모두 그를 아첨하기 시작했다.
휘경은 득의양양하게 소파에 앉아 시가를 피우기 시작했다.
매일 각종 장소에서 흥청망청 술을 마시고 다녔으니 그는 조폭 몇 명과 사이가 좋았다. 방금처럼 어리바리한 깡패를 그는 몇 번이나 훈계했는지 모른다. 여태껏 아무런 일이 없었으니 그는 아무것도 걱정하지 않았다.
이 사람은 정말 제대로 찾아왔다. 자신이 민경 앞에서 실력을 과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주었기 때문이다.
"아까 저 양아치도 다른 사람 앞에서는 센 척해도 내 앞에서는 모두 고분고분 말을 들어야 돼."
휘경은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허풍을 떨며 말했다.
"그럼, 우리 휘경 형님은 이 구역에서 이름난 인물이야. 누구처럼 질투하고 모함하는 것 말고는 아무 소용이 없는 사람하고 완전히 다르지. 남자인데도 방금 다른 사람이 쳐들어오니까 찍소리도 못하고 있어."
한 여자는 비꼬는 말투로 말하며 임혁을 힐끗 보았다.
휘경은 웃으며 말했다.
"그 사람이 바로 임혁이지. 민경아, 봤어? 만약 네가 이런 일을 당했다면 임혁 같은 병신이 너를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하니? 안정감도 전혀 없지."
"나휘경이 누구야?"
바로 이때 룸 밖에서 노발대발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얼굴에 길쭉한 칼자국을 가진 한 남자가 손에 쇠막대기를 든 건장한 사나이 7, 8명을 데리고 쳐들어왔다. 칼자국 남 곁에는 방금 맞은 문신남이 있었다.
"겁도 없군. 감히 내 흑뱀의 구역에서 내 사촌동생을 때리다니?"
칼자국남은 담배 한 대를 물고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 기세를 본 방 안의 사람들은 모두 몸을 움츠렸고 가득 긴장해 있었다.
"이런! 흑뱀이라고?"
휘경의 얼굴도 공포로 가득했다.
흑뱀은 이 거리의 유명한 깡패였다. 그는 자금 왕조 노래방의 주식까지 가지고 있었다
"아니에요, 형님, 오해입니다. 사촌 동생인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휘경은 당황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니휘경이라고 제 아버지는 나청산입니다. 욱양 건축 그룹은 우리 집 산업이고요."
휘경은 일부 양하치를 훈계할 수 있었지만 흑뱀과 같은 돈과 세력이 있는 강경한 깡패는 감히 건드리지 못하였다. 그래서 그는 즉시 그의 아버지의 이름을 말했던 것이었다.
"나청산?"
흑뱀은 눈살을 찌푸리며 옆에 있는 한 부하에게 물었다.
"이 이름 어디서 들은 것 같은데. 야, 어제저녁에 나와 밥을 먹은 그 작은 사장이 아니야?"
"맞아요, 뱀 형님, 바로 그 나청산이에요."
"뱀 형님, 우리 아빠 체면을 봐서라도 이 일은 그냥 넘어가죠. 제가 나중에 큰 술상 차려 드릴게요."
휘경은 흑뱀이 자신의 아버지를 아는 것을 보자 인차 말했다.
"허, 체면을 봐달라고?"
흑뱀은 하찮은 표정을 지었다.
"너 네 아버지가 내 앞에 있으면 삽살개처럼 내 신발 밑창을 핥는다는 거 아니?"
"난 또 무슨 큰 재벌이라고. 알고 보니 그냥 쓸모없는 사람이 내 앞에서 재벌 행세를 해?"
흑뱀은 크게 웃었다.
찰싹! 찰싹! 찰싹!
흑뱀은 들어오자마자 휘경의 얼굴에 무거운 따귀를 때렸고 그의 얼굴에는 다섯 손가락 자국이 빨갛게 새겨졌다.,
"꽉 잡아, 사촌 동생, 계속 때려 봐, 이따 강가로 데려가 물에 던지면서 정신 차리게 만들어야지."
흑뱀은 담배를 한 대 피우며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두 명의 건장한 남자는 휘경을 테이블에 세게 눌렀다. 문신남은 얼굴에 분노로 가득 차며 그를 한바탕 세게 때리고 또 따귀를 끝없이 때렸다.
"뱀 형님, 제발 살려주세요! 방안에 장 씨 집안의 아가씨도 있는데 장 씨 집안의 체면을 봐서라도 용서해 주세요."
휘경은 반쯤 부어오른 얼굴로 용서를 빌며 민경의 이름을 말했다.
"장 씨네 집안 아가씨?"
흑뱀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실눈을 뜬 채로 룸 안에 있는 다른 사람들을 훑어보았다.
"민경아, 너도 지금 장 씨 그룹 총 팀장이잖아. 그럼 장 씨네 집안에서 자리가 좀 높을 거 아니야, 휘경을 도와 몇 마디 해 봐."
몇몇 동창들이 권했다.
"이분이 바로 장민경, 장 씨네 집안사람이죠. 장 씨 그룹의 총 팀장이에요. 뱀 형님, 사람도 때렸으니 장 씨네 체면을 봐서라도 이 일은 그냥 넘어가 줘요."
설아가 나서서 말했다.
"장 씨네 집안? 허."
흑뱀이 웃으며 말했다.
"장 씨네 집안이 뭔데? 남성구에서 장 씨네 사람들이 말할 차례나 있어?"
말하면서 흑뱀은 민경을 보고 눈빛이 밝아지며 사악함을 드러냈다.
"장민경? 설마 2년 전 청운시에서 유명한 그 미인은 아니겠지?"
흑뱀은 탐욕스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장 씨네 집안에서 쓰레기 남편을 찾아줬다면서? 쯧쯧, 이렇게 아름다운 여자가 저런 놈한테 시집갔다니, 정말 아깝군."
오늘 정장을 입은 민경은 매우 예쁘고 분위기 있었다. 원래 아름다운 얼굴에 몸매도 흠잡을 데가 없었다.
그 어떤 남자들이 봐도 마음이 설렐 정도였다.
"자, 장민경, 오늘 밤 나랑 술 한잔하고 얘기 좀 하면 이 일을 넘어가 주지. 나휘경을 놓아준단 말이야."
흑뱀은 사악한 표정으로 말했다.
민경은 안색이 매우 안 좋았다. 흑뱀처럼 장 씨네 집안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을 그녀는 또 어떻게 대처할까.
"나휘경 씨를 때릴 거면 때릴 것이지 내 아내랑은 무슨 상관이죠?"
임혁은 갑자기 나서며 민경의 앞을 막았다.
"어?"
흑뱀은 임혁을 보고 조롱했다.
"네가 바로 청운시의 그 유명한 찌질이 사위 임혁이구나. 실례했군. 근데 감히 내 앞에서 말대꾸를 할 줄은 몰랐는데. 저 쓰레기 자식보단 낫네."
"그런데 명심해, 여긴 내가 왕이야."
흑뱀은 손가락을 튕기며 소리를 냈다.
"장민경 아가씨를 위층 룸에 데려다 놔. 나는 그녀와 술한잔해야겠어."
흑뱀은 입술을 핥았다. 민경처럼 아름다운 미인은 몸매와 얼굴을 전부 갖췄으니 그는 그야말로 잘 얻어걸린 셈이었다.
말이 끝나자 흑뱀 아래의 몇 부하들은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다.
"죽으려고 작정했군요!"
쾅!
임혁은 순식간에 흑뱀을 향해 달려갔다. 그의 무릎은 흑뱀의 배를 차며 손을 들어 흑뱀의 목을 잡았다. 흑뱀은 얼굴이 새파랗게 변하며 거의 숨을 쉴 수 없었다.
"콜록……"
흑뱀은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임혁이 먼저 그를 때릴 줄은 몰랐다.
"무릎 꿇어!"
임혁의 눈에는 싸늘한 기운이 맴돌았고 다리는 흑뱀의 무릎을 후려쳤다.
털썩!
흑뱀은 임혁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그는 잔뜩 화가 났다.
"감히 날 건드려? 내 뒤에 누가 있는지 알기나 해? 장 씨 집안 전체도 감히 그분을 건드리지 못한다고!"
"나는 남성 심철 어르신을 대신해서 이 거리의 산업을 관리하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