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하늘, 파란 리클. 어린 유령새는 빠르게 성장했다. 모든 것이 비정상이었다. 어느 날은 종일 눈 앞이 흐렸다. 어느 날은 기분이 너무 좋아 계속 뛰어다닌 나머지 이튿날 앓아누웠다. 유령새는 오래 지나지 않아 리클의 키를 따라잡았다. 리클이 그를 들여다보며 중얼거렸다. “유령새는 다 그렇게 크는 거야?” 알 수 없었다. 자신이 유령새라는 것도 리클이 운 좋게 알아낸 사실이었다. 지하의 유령새들이 쉽게 다닐 만한 길목에 돌연 생긴 오묘한 빛깔의 알. 유령새들은 쉽게 자신들의 알을 버린다고 했고, 그 또한 버려진 자식이었다. 그러나 아무 상관 없었다. 곁에 리클이 있었으니까. “네 이름이 필요해. 매번 부르기가 불편하잖아. 음… 내 이름과 여우 호 자를 써서 ‘리호’라고 하자.” “난… 여우가 아닌걸?” “여우는 대단해. 완벽한 동물이야. 잘 아프지도 않고 아주 빠르고 강하지. 너도 그렇게 되고 싶지 않아?” 리호는 별로 그렇지 않았지만 말끝에 즐거운 듯 웃는 리클의 얼굴이 좋았다. “응… 네 말이 맞아, 리클.” “킥킥, 맞춰주기는. 너 정말 많이 자랐네. 그 짧은 시간에.” 그의 말대로였다. 초기 ‘혼란’ 그 자체였던 리호의 세계는 아주 많이 안정되었고 이제는 사람 행세를 하고 돌아다닐 수도 있었다. 아직 겉모습은 아픈 사람 같았지만 두 사람에게는 그것만으로도 벅찼다. 혼자 외출하고 돌아온 날, 리호는 4층 높이 옥상 끝에 앉아서 하늘을 바라보는 리클의 뒷모습을 보았다. 리클에게는 날개가 어울렸다. 자신같은 지하의 유령새가 아닌, 천사의 날개. 저 파란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