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화. 시끄럽고 지루하고 평화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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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럽고 지루하고 평화로웠다. 학교는 여느 때와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하영과 아름은 늦은 숙제를 해치우고 있었고, 초코우유와 씨앗호떡을 두 개씩 사들고 온 찬희가 한심하다는 듯 한마디했다. 하영은 그의 잔소리에 울컥했지만 빵과 우유만은 고맙게 받았다. 살짝 하영의 자리로 온 윤수에게 그는 조용히 초코우유를 건네주고 두 친구의 눈초리를 애써 무시했다. 그때, 평화를 깨는 소음이 다가왔다. “이 신하영, 배신자!” 태이가 무어라고 지껄이는지보다 하영은 그의 존재 자체가 거슬렸다. “꺼져버려. 영원히.” 태이는 하영의 말을 들은 척도 않고 큰 소리를 쳤다. “너 유령새라며?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 진짜 뒤져버려라.” 하영과 친구들은 길길이 날뛰는 태이를 붙잡아 한적한 학교 구석으로 끌고 갔다. 쓰레기장을 가는 길목이었다. “아악 어디까지 가는데?! 뭐라 말 좀 해봐 이 배신자!” 하영은 질린다는 표정으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내가 왜 배신자고… 거기서 그리 큰 소리로 떠들면 난 어떻게 수습하라는 건지 들어보자.” “뭐? 알 바야? 난 이제 떠날 건데. 네가 곤란해지든 말든 뭔 상관…” 하영이 태이의 손을 덥석 잡는 바람에 태이는 말하다 말고 입을 떡 벌렸다. 하영은 아주 기쁜 얼굴로 그의 손을 쥐고 위아래로 흔들었다. “아주! 잘! 생각했어! 세상에 기특해라. 맞아 내가 좀 곤란해지는게 뭐 대수냐. 그래서 언제 떠나? 지금?” 태이가 하영의 손을 쳐내고는 새침한 투로 쏘아붙였다. “기분 나빠. 너 진짜 싫어. 유령새라서가 아니라 너 자체가 싫어.” 하영이 이해가 안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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