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클이 윤수의 목에 잔뜩 벼린 칼날 같은 손톱을 들이댔다. 하얗고가녀린 목선에 인간의 그것 같지 않은 차가운 손톱이 닿았다. 그 감각에 몸을 떨며 가엾은 윤수의 눈망울에서 눈물 방울이 줄줄 흘렀다. “툭하면 날 빤히 바라보는 게 기분 나빴어.” “희서 언니! 그런 이유로 윤수를…!” 찬희가 경악해서 소리쳤다. 희서는 그를 보고 씩 웃더니 어깨를 으쓱 하며 한마디했다. “말이 되니? 당연히 농담이지. 얜 미끼야. 새를 잡기 위한.” ‘새’라는 단어에 반응하며 하영이 천천히 되물었다. “미끼요?” “그래, 하영아.” 리클이 대답했다. 그리고 이어진 말은 너무나도 잔혹했다. “김태이의 앞에서 ‘너를 위한 제물이 되겠다’라고 말해. 그럼 이 놈은 무사할 테니까.” 하영의 가슴속에 배신감이 독처럼 퍼져나갔다. 다른 누구도 아닌 태이와 그가 한 패였다는 사실이 하영의 마음을 갈가리 찢었다. “왜……” 하영의 입술 사이로 못다한 물음이 나오다 멈췄다. 묻는다고 무슨 말을 들을 수 있을까. 낙심한 그를 지나쳐 이안이 맨 앞으로 나섰다. 이안은 리클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10년이나 멀어져 있던 그리운 얼굴이 지금 죄없는 남자아이를 인질로 잡고 하영에게 협박을 하고 있었다. “리클… 리클 누나. 맞지?” 리클은 모르는 사람을 보듯 표정을 일그러뜨렸지만 이윽고 짝! 손뼉을 쳤다. “어머 이게 누구야. 사고만 치던 막내 여우잖아?” 그렇게 말하는 리클의 표정은 냉랭했다. 10년동안 그를 그리워하며 찾아다닌 이안의 감정은 리클의 것과 달랐다. “그래, 일이 이렇게 된 게 바로 너 때문이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