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화 아빠는 탁! 둥근 탁자에 폰을 놓고 나가버린다. “뭔데 그래?” 엄마가 보예의 폰을 낚아챘다. 엄마마저 저걸 보면 안 돼. “이리 주라니까!” 보예가 손을 뻗고 난리였지만, 엄마는 이미 모두 봐 버렸다. “아앙. 엄마 왜 그랬어! 엉?? 아아앙.” 보예는 울음을 터트리며 방 밖으로 달려 나가 버렸다. 은솔은 방바닥에 주저앉았다.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가 천둥처럼 울린다. “보예야 어딜 가니!” 아빠가 집 밖으로 뛰쳐나가는 보예를 찾아 나섰다. *** “이런 쁘띠쁘지 새끼들이.” 세리의 아빠 장 사장은 송 부장의 보고를 듣고 양주잔을 단단히 쥐었다. ‘쁘띠쁘지’는 장 사장이 쁘띠 부르주아를 자기식대로 줄여 쓰는 단어였다. 부르주아 부모를 둔 자식들, 부모를 잘 둬 금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난 ‘꼬마 부르주아’ 또는 ‘새끼 부르주아’를 뜻했다. 이와 달리 장 사장은 어려서부터 온갖 수모와 모욕, 위험, 산전수전 다 겪으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현재의 위치까지 올라온 자수성가형이었다. 제때 고등교육을 받을 기회를 얻지 못했고, 집안도 형편없었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선 상당한 개인적 콤플렉스가 있었다. 그런데 강 건너, 남쪽 동네 상류층 자녀 사교모임 클럽이 세리를 회원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은, 자신에 대한 도전이기도 했다. 트리플크라운 클럽 회원 명부 변경 공지 우편을 장 사장이 먼저 발견했다. 요지는 세리가 그 상류층 자녀 클럽 회원 명부에서 영구 삭제되었다는 서면 통보였다. 장 사장은 세리의 회원 명부 삭제 이유를 송 부장에게 뒷조사시켰고, 그 배경을 낱낱이 알아버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