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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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화 방 안쪽으로 떨어지다니. “이 방은 자살할 자유도 없게 만들어 놨잖아. 이런 게 뭐가 오성급이야. 싸구려 호텔 같으니라고. 별 하나짜리 주제에! 으하항 으항.” 보예는 마구 울부짖었다. 똑똑. 똑똑똑. 자신의 호텔 방문을 마구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괜찮으세요! 위급한가요?” 그녀의 울음은 잦아들었다. 꺽꺽. 똑똑. “공황 상태 같은데, 정말 응급상황이시면 말씀하세요! 전 옆 방 의사거든요.” “꺽꺽. 엄마잖아. 이 저주받을 호텔. 여기선 맘대로 울지도 못 해.” 그녀는 울음을 참으며 문가로 다가갔다. 문 하나 너머에 엄마가 있는데, 안기지도 못하다니. 이 무슨 운명이란 말인가. 보예는 쉰 목소리로 속삭였다. “누군지 모르지만 감사해요. 전 괜찮아요.” 직업병인가, 아니면 사명감인가요. 이런 데 와서까지 오지랖 넓게 의사 역할을 하시려 들다니. “안정제를 드릴까요?” “아 아니에요.” “그럼 저흰 이만 가볼게요.” 엄마는 말하고, 두 사람의 발자국은 멀어졌다. 띵! 엘리베이터 소리가 들리고, 두 사람이 호텔을 떠나는 것 같았다. 그제야 보예는 목놓아 울부짖었다. * 세리의 마음을 알 수가 없다. 오늘 오후 학교 앞 만화카페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나보다 일찍 와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음료를 마시고 간식을 먹을 때 빼고는 여전히 나의 무릎을 베고 만화를 보고 눈빛을 맞춘다. 보예는 다정히 올려다보는 이 눈빛을 마주하기가 두렵다. 엄마도 아빠도 얘를 좋아한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가족 사이에 너무 깊이 들어와 있다.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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