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화 강이 내려다보이는 맨 가의 방에 불이 켜졌다. 그 방은 끝방이라 강 쪽 말고 도시의 서쪽 멀리까지 볼 수 있다. 직각으로 맞닿은 두 벽면에 모두 창이 나 있어, 야경을 바라보는 것은 환상 그 자체일 것이다. 호텔 정면은 전면이 유리라서 발코니가 없다. 대신 그 방엔 호텔 정면이 아닌 서쪽 벽면으로 베란다가 나 있다. 거실에서 바로 연결된 옥상 베란다여서, 하늘이 뻥 뚫린 도심의 스카이라인에 자리 잡은 테라스나 다름없다. 두 여자가 엘리베이터에 오르자마자, 보예는 택시에서 내려 호텔 프런트로 다가갔다. 프런트에서 호텔 방 위치를 알아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여기 2040호실 예약할 수 있나요. 거기 전망이 좋다고 들었거든요. 방과 서쪽 베란다가 연결돼 있어 베란다까지 저녁을 날라다 준다고 하대요. 베란다에서 야경을 보며 친구랑 칵테일 한잔하려고요.” 이건 낚시이다. 사실은 2039호를 예약하기 위한. “2040호는 이미 예약이 되어 있는데요.” 직원 여성이 아쉬운 미소로 대답했다. 오성급 호텔답게 잘 연습 된 표정으로. “얼마 동안이나요?” “앞으로 이 주 동안이요.” 호텔 방도 오직 한 방만을 줄기차게 예약을 해두었다. 쓰든 안 쓰든. 전세 낸 듯, 다른 손님들을 못 쓰게끔. 왜지? 엄마가 그랬을 거야. 그 정도 능력은 되니까. 그런 데는 돈을 쓰는 게 인색한 절약맘께서, 무슨 이유로 통 크게 질렀지? “모니터 보세요. 여기 이 방들도 괜찮은데요. 모두 강변 전망을 선호하신 분들에겐 좋거든요. 베란다는 없지만, 룸에서 야경을 보며 식사하는 것도 굉장히 멋져요. 그래서 도심 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