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화 “남주 씨 한 달은 안 됐지만, 직원들 월급날이니 함께 요번 달 치 입금시켰어요. 이건 지급명세서. 수고했어요.” 치킨집 사장님이 월급명세서를 건넨다. 잘라서 주는 것이라 한 달분은 안 되지만 생각보다 많다. “감사합니다.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나는 스쿠터에 배달 헬멧을 걸고, 두 손으로 지급명세서를 받으며 꾸벅 인사한다. “남주 씨는 언제나 씩씩하고 성실해. 여학교지만 여학생들한테도 인기겠어.” “정말 그렇다면 좋으련만, 남자나 여자나 별 인기 없습니다.” 군대식 어투가 몸에 배서인지, 알바하는 데서도 이렇다. 그리고 사장님이 보시는 거처럼 그렇게 저 바른 생활 대학생은 아니네요. “하지만 남주 씨는 일단 사귀기 시작하면 상대가 남자나 여자나 금방 빠져들겠는걸.” 그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남자는 빼주세요. 동성애에 열린 자세는 고맙지만요. “그렇겠습니까?” “그렇다니까. 내가 알바들을 많이 상대해봐서 금방 알아. 요즘 좋아하는 사람 있는 거 같아.” “그런 걸 어떻게 아십니까?” “쓸데없이 휴대폰을 자꾸 들여다보고. 홀에서 대기하며 창밖을 보며 지나가는 여학생들을 자꾸 바라보고... 일단 대시해봐. 일단 넘어오면 자기 거가 될 상이야.” “그렇게 써 있습니까?” “응. 주저하지 말고 씩씩하게 대시해봐. 나도 실은 학교 다닐 때 좋아하는 남자 후배가 있었는데, 이런 것 저런 것 다 재다가 놓쳤거든. 졸업하고 먼 훗날 알고 보니 걔도 나를 좋아했더라고.” 사장님도 동성애자이셨구나. 치킨공화국에서도, 경쟁이 치열하기로 더 유명한 대학가에서, 체인점도 끼지 않고 브랜드 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