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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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화 우리 세 사람은 테이블의 양주와 맥주가 거의 모두 바닥날 때까지 망가진다. 노래하고 소리 지르고, 두 여인과 짙은 스킨쉽을 하여도 소용없다. 애틋한 노래를 여인들이 부를 때면 노래방 화면엔 연지가 떠오를 뿐이다. “야, 니들 혹시 이렇게 생긴 얘 아냐? 여기서도 자주 일했는데.” 난 ‘연지’의 외모에 대해서 혀가 꼬부라진 소리로 설명한다. 발짓 손짓 모두 동원해 가며. “......그리고 이렇게 눈도 송아지만 하게 땡그렇게 크고, 라면 머리하고 다니는 여자 말이야.” 잔뜩 취한 채, 나는 양손의 검지와 엄지로 둥글게 해서 양 눈에 갖다 대곤 묻는다. “아 전 모르겠어요.” 쭉쭉 빵빵. 키가 크고 얼굴이 둥그스럼한 여인(이하 쭉빵 동글 언니, ‘옥청’으로 통한다 한다)가 대답한다. 중국에서 한국으로 공부하러 온 유학생이란다. 우리 학교 옆 대학 한국어학당에 다닌다고 한다. 학비를 벌기 위해 밤 알바를 뛴다고 하던 여성이다. “혹시 걔 아냐? 지지난주 자칭 ‘세무서직원들’이라던 여섯 손님을 함께 맞을 때, 짝이 부족하여 뒤늦게 합류한 애. 걔도 연지였잖아. 라면머리에 눈도 땡그렇고. 나 걔랑 몇 번 단체 엮어진 적 있어.” 이번엔 마르고 키가 작고 골반이 좁은 여인(이하 빼빼 꼬마 여인, ‘수진’으로 통한다 한다)이 대답한다. “아, 제가 좋아하는 마마무 노래 부르던 여자분. 저도 기억이 방금 났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처음입니다.” 중국 유학생 옥청이 어눌한 한국어 실력으로 대답한다. ‘오잉? 니들이 라면머리 연지를 기억한다고?’ “연지 걔도 대학생이라던?” 나는 연지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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