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화 연지의 폰이 마구 울려댄다. 오전 열 한 시가 다 된 시간이다. 아차, 나는 얼른 옷부터 꿰입는다. 연지는 벨 소리에 학교 가기 싫은 아이처럼 이리저리 뒤척이며 늦잠이다. “연지야 이제 일어나자. 퇴실할 시간이 다 됐어.” “으 응.” “해장국 먹으러 가자.” 나는 연지를 애써 깨운다. 연지는 샤워도 않고, 평상복으로 갈아입는다. 밤의 그 화려한 옷들은 가지런히 개어 자기 핸드백 속에다 넣는다. 하기야 그런 옷을 입고 대낮에 밖을 거닐었다간 온통 시선이 집중되겠지. * 우리는 여느 연인들처럼 정오가 가까운 벌건 대낮에 모텔에서 나온다. 골목 국밥집에 들어간다. 대부분 남자 손님들이 한두 명씩 테이블에 앉아 식사 중이다. 식당 아줌마가 연지를 보고 인사한다. “오, 너 왔구나.” “예. 잘 있었어요.” 그러고 나서 연지가 내게 묻는다. “선지 해장국 괜찮지?” “응.” “선지랑, 제 거 하나요.” 여기 와서 늘 먹는 해장국이 따로 있나 보다. 해장국 값은 연지가 신용카드로 미리 계산해 버린다. “알았어.” 식당 아줌마가 대답한다. “얘는. 왜 내게 돈을 이렇게 잘 쓰는 거지?” “헤헤. 고객 관리 차원.” 연지가 아무렇지 않게 대답한다. 정말 고객 관리차원일까, 아니면 내게 사주고 싶은 마음에서일까. 난 밑도 끝도 없이 후자이기를 바란다. “여기 자주 오나 봐?” “네. 이 동네에서 일 끝나는 날은 여기 와서 아침을 종종 먹어요.” 연지가 이 동네에서 마지막 타임을 끝냈을 때 들르는 식당인가 보다. 나처럼 이차를 갔던 남자들하고도 여기 와서 해장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