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밝혀지지 않는 미스터리 이른 아침이었다. 잠자리에서 일어난 시원은 눈을 비비며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아빠는 고기잡이를 할 때 입는 비옷을 손질하고 있었다. “또 바다에 나가시는 거예요 아빠?” “그렇단다.” 아빠는 돌아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다시 바다에 나갈 모양이었다. “언제 돌아오시는데요?” “다음 주 월요일쯤에.” “그럼 안 되는데…….” “뭐가?” “모레는 ‘놀토’잖아요. 약속 잊으셨어요?” “난 약속한 적 없는 것 같은데.” 아빠는 태연하게 대답했다. “엄마 아빠 나 그리고 시진, 모두 마도시의 할아버지 댁에 간다고 했잖아요. 토요일은 할아버지 생신이시잖아요. 그리고…….” 시원은 말을 잇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시원네는 언제나 이맘때면 가족 모두 항구 도시인 마도시에 사는 큰삼촌 댁에 간다. 할아버지의 생신 때문이다. 마도시에 사는 할아버지를 만나려면 배를 타고 두 시간이나 가야 한다. 시원이 사는 곳은 육지에서 조금 먼 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주 토요일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던 이유는 다른 데 있었다. 솔직히 시원은 할아버지 생신보다 아빠와 한 약속이 더 기다려졌다. 마도시에 가면 아빠가 예쁜 어항을 사 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시원은 쪽빛 파스텔로 칠한 것 같은 바다 빛 어항이 빨리 갖고 싶었다. 그것을 초록빛 방안에 놓을 생각이었다. 어항을 놓아 둘 자리까지 정해 두었다. 그런데 아빠가 약속을 까먹다니. “아, 할아버지 생신 말이냐? 벌써 할아버지께 전화했단다. 이번엔 너와 엄마, 그리고 시진이만 가기로 말이야.” 시원은 아빠가 야속했다. 어항을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