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선은 자신을 보고 씩- 웃으며 멋쩍은 듯 그렇게 말하는 시원을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미소 지어주었다. 두 사람은 함께 도시락을 먹으며 음악실 창 너머에 펼쳐진 탁 트인 아름다운 전망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점심시간이 끝나기 전, 음악실에서 내려와 각자의 반으로 돌아갔다. 시원이 잠시 부재한 점심시간 동안 그녀의 책상 위는 과자와 편지, 음료수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점심시간이 끝나고 선생님들과의 번외 경기가 펼쳐졌다. 각 학년 별 우승한 팀의 대표 선수들 중 세 명씩을 추려 새롭게 만든 ‘학생 팀’과 선생님 아홉 분으로 구성된 ‘선생님 팀’이 펼치는 특별한 대결이었다. 남자 선생님들이 주를 이루며 경기를 이끌자, 시합의 양상이 달라졌다. 시원은 아까 진선이 꼭 이기라고 응원했던 것을 떠올리곤 여러 기술로 공격해오는 선생님들에게 지지 않고 강서브와 스파이크 등을 화려하게 선보이며 맞서나갔고, 결국 번외 경기마저 이기며 체육대회를 멋지게 마무리했다. - 체육대회가 끝나고 난 이후, 시원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1학년 후배들뿐만 아니라 또래 친구들과 3학년 일부 선배들조차 시원과 승주에 대해 평소 이상의 관심을 보여 왔고, 진선 역시 최근 들어 자신에게 시원의 이야기를 물어오는 애들이 많다는 것을 느끼며 그녀의 인기를 실감했다. 시원의 인기가 높아갈수록 그녀와 친하게 지내는 진선을 견제하는 시선들도 점점 늘어갔다. 처음에는 노랑 서클 아이들 중 일부 몇몇만이 자신의 뒤에서 못마땅하다는 듯 쳐다보는 게 전부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