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하지 않은 너의 고백

2960 Words
      …..음? 방금 내가 무슨 소리를 들은거야?       “건우야, 방금…..?” “…바보냐 말 못알아듣네 나 너 좋아해. 너랑 사귀고싶어”     순간적으로 녀석이 그녀와 같이 있던 시간들이 그녀의 머릿속에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고…;;;     “꺄아악!” 익룡처럼 비명을 빼액 지르는 그녀. 그리고 그 비명에 화들짝 놀라는 건우였다.   “왜..왜 소리를 지르고 그래?!” “아니, 뜻하지 않게 뜬금없이 너가 나한테 고백을 한거잖아. 나는 당황스럽다고!“ “헤에~ 그래서 너는 내 고백을 받을 자신이 없다…이거냐?” “…아니 그게 아니잖아…” 우물쭈물 혼자서 얼굴 붉어진 그녀를 보는 녀석. “……풋!” 그리고 이내 치사하게 빵 터지는 녀석이였다.     더 이상 컴퓨터에 눈길이 가지 않는건지 녀석은 휙하니 의자를 돌리더니 녀석은 시윤의 눈을 같은 높이로 마주보았다. “…왜? 내 얼굴에 뭐 묻었어? 왜 그리 빤히 지켜봐?” “너, 가만히 있어봐.”     녀석은 시윤의 입을 자신의 입술로 덮쳐왔다. 갑작스러운 입맞춤에 그녀 또한 놀라고 그저 아무런 저항 하지못한채 눈만 깜빡깜빡….     서서히 몸이 뜨거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아..안돼, 또 이 이상으로 흥분하면….안돼’ 감고있던 눈을 살짝 떠보니 녀석은 시윤을 꼭 끌어안고있었다 ‘이렇게 잘생긴 남자가… 나를 언제부터 좋아했다고… 나처럼 부정적인 여자를.. 상처많은 여자를… 나를 좋아해서 건우가 앞길을 망치는 건 아닐…까?‘   여러 가지의 생각이 한순간에 머릿속에서 실타레처럼 꼬여버렸다.     ‘근데, 입술 감촉.. 정말 부드럽다…’ 금방이라도 그녀를 집어삼킬거 같은 그런 흡입력은 아직 아니지만. 녀석은 그녀를 놓지않고있었다.   살짝 입술을 떼고 그녀를 바라보는 녀석 ‘…우와.. 속눈썹 길다… 샤프형이라는게…이런건가?...한번..더 할까?’ “…이시윤.” “응?” “오늘은 여기까지. 부끄러워하는 널 보니까 너무 귀여운데, 시간이 허락하지가 않네.“ “…핑계거리가 시간밖에 없는거지?” “그럴 리가 있겠냐.” 친구처럼 티격태격거려도 갑작스럽게 좋아하게 된것이여도 녀석은 부끄러워하는 그녀를 바라보며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있었다.     “우리, 오늘부터 1일인거야. 그리고… 어…. 5시 30분에 과운동있으니까 도복준비해놓고 이따가 데리러올게. 간다!“   뭐가 그리 부끄러웠던걸까. 쏜살같이 나가는 녀석. 그리고 그런 녀석을 멍하니 지켜보는 그녀였었다.     시윤은 집안의 벽에 등을 기댄 채 주르륵.. 건우는 시윤의 자취방건물을 나아서 등을 기댄 체 주르륵..     ‘미치겠다. 얘 너무 귀엽고 너무 좋아져버렸어.’ *********   PM 05 : 40 학기 시작 이후 이래 처음있는 과운동,   모든 사람들은 하얀 태권도복인데 유독 시윤이만 어두운 검정색 태권도복     ‘…으 창피해. 이게 뭐야 완전 까마귀같잖아.’     그러다가 표정이 굳어지는 그녀를 곁눈질로 보던 녀석은 보이지않게 그녀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     톡톡톡] 누구일까 녀석의 어깨를 톡톡거리며 자극하는 사람이 [너 시윤이 좋아하지. 사귀고있는거지?]   바로 윗 학번 선배한테 갑작스럽게 질문을 받아버린 녀석 또한 당황했겠지.   아무것도 모르는 과 동기들은 그저 다른 곳을 바라보고있었고. [선배님. 이거 하나만 말씀드리겠습니다.] [뭔데?] [과대, 아니 시윤이 오늘부로 제 여자친구되었습니다. 그러니 혹시나 함부로 대하신다면 용서치않겠습니다]   순간적으로 살기어린 녀석의 눈빛을 보며 움찔하는 선배였다. [야, 근데 이거 이야기해도 괜찮은 거 아니냐?] [….그렇다고 지금 이 시간에 사귄다고 공개연애한다고 선전포고하는 ㄱ…] “야! 얘 둘이 사귄댄다!”   갑작스러운 선배의 폭로에 녀석도 그녀도 화들짝 놀랬다. “저럴 줄 알았어. 그렇게 과 개강파티때 티격태격하더니 기어코 눈이맞았네. 너희들 어디까지 진도 나갔냐?“ “야 이 미친놈아 그 와중에 진도를 니가 물어 볼 이유가 없잖아” “왜~ 뭐 어때, 그래서 진도를 어디까지 나갔냐니까? 누가 고백했는데?” “니가 그러니 여자친구가 없는거야. 애들 그만 괴롭히고 입 좀 다물어”   깔깔깔 웃는 선배들 속에 혼자서 얼굴이 붉어져버린 그녀를 말 없이 지켜보던 녀석   “제가 사귀자고 했습니다.” 에라 모르겠다. 냅다 사고를 있는대로 저지르는 녀석이였다.   “오오오~ 상남자야 한건우. 잘 해봐. 연애 파이팅이다. 그리고 12학번 왜 그렇게 건우랑 시윤이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거야?“ “아이 선배님 뭐 어떱니까. 남의 연애사가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인걸.”     선배도 선배다워야 뭘 대접을 하던 대우를 해드리던 하지. 이거야 원…   “자! 아무래도 분위기상 과 운동을 더 하기에는 무리가 있는거같은데? 오늘 갓 태어난 따끈따근한 커플도 있으니. 오늘은 이만 다들 집에가라.“ ‘뭐야, 이럴거면 과 운동을 뭐하러 하는거야?’     배정받은 탈의함에 물건을 넣어놓고 옷을 갈아입는데 그녀의 등에 남겨져있는 예기(날카로운 물건)에 베인 흉터 무슨일이 있던 것일까.   같은 성별의 동기인 강주현.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야, 시윤아.” “…왜?” “그 등에 난 베인자국은 뭐냐, 수술자국이야?” “..아, 이거? 수술자국맞아. 교통사고가 나서 어쩔 수 없이 수술받았어.” “괜찮았냐? 꽤나 아파보이던데.” “사고가 나고 의식을 차려보니 수술은 끝나고 나 입원해서 누워있더라고 일어나봤는데 누가 누군지 전혀 기억이 안나고. 아무것도 모르겠더라.“ “…아무것도 모르겠다고 한 거 보니까 설마 기억을 잃어버린거야?” “아마도.. 그래서 기억을 못하는거겠지? 그래서 그런가? 기억을 찾을려고 애쓰면 상당히 머리가 아파서 움직일 수 조차 없더라.“ “어….미안. 괜한 걸 물어봤나봐.” “…너 때문에 그렇게 된것도 아닌데, 니가 왜 사과하는거야?”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으로 그녀는 주현에게 되물어보았다.   이내 흐르는 정적 [달카닥] “나 먼저 간다.” “그래 고생했다.” “…그리고 축하해.” “뭘?” “건우랑 사귀게 된 거” “부러우면 너도 얼른 연애시작해. 너도 예뻐.” “말을 한다고해도 꼭 그렇게 밖에 못하냐.” “…나도 무의식적으로 고백받은거여서 당황스러워.” “아무튼 간다.” “응.”     소소한 대화를 마치고는 주현은 이내 자리를 떠났다.   그 시간 밖. 곧 도복을 받을거라는 생각에 어쩔 수 없이 자신이 입던 도복을 한쪽 어깨에 걸치고있는 건우는 입구에서 말 없이 시윤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야. 한건우” “응?...뭐야, 강주현이냐. 시윤이는?” “안에서 옷갈아입고있지. 시윤이 기다리는거냐?” “어. 기다려야지.” “이왕 연애 시작하게 된 김에 너 이거하나만큼은 지켜줘라.” “…뭐?” “우리과대 시윤이 울리지는 마라. 굉장히 마음이 아픈 여자같더라.” “그게 무슨소리냐?” “시윤이랑 나 같이 옷갈아입는데. 걔 등이고 몸 어디고 다 성한 곳이 없더라. 시윤이 전 남자친구가 그렇게 괴롭히고 오토바이타고 그랬다가  시윤이까지 얼떨결에 당한거같아. 기억을 잃었다고 하더라.“ “…그래서?” “기억을 찾을 때까지는 시윤이 조금, 아니 많이 괴로울게 보여. 그러니 잘 부탁해. 시윤이 울리지는 마라. 울렸다가는 내가 너 용서안한다.“ “니가 말 안해도 내가 알아서 잘 할거다. 오지랖부리지말고 가던 길 가.” “조금만 더 기다려라 시윤이 곧 나올거다.” “어.”   주현의 이야기를 듣고는 녀석의 표정 또한 복잡해졌다. 무엇인가 골똘히 생각에 잠겨버린걸까. “건우야….?” “..어?..어… 왔냐. 가자” 그저 그녀의 손을 꼭 잡고 걸어가는 녀석이였다.   “왜 그래? 나 없는 사이에 무슨 일 있었어? 주현이가 무슨 말 했어?” “…너에 대한 이야기. 그런거 해줬어.” “그게 정말 다인거야?” “그래, 그게 정말 다야. 더 없어” “..응”   자그마하게 떨고 있는 시윤의 손. “…왜그래 왜 떨고 그래?” “내가 뭘 어쨋다고?” “이시윤.” “….왜?” “걱정하지마라 난 너 절대 안떠난다. 그러니 떨지 마” 무덤덤하게 툭 던진 한 마디가 왜 그렇게 따스한걸까. 왜 그렇게 달콤한걸까.   떨리는 그녀를 자신의 품에 안아주는 녀석이였다. ‘따스하다….’ “…응. 고마워 건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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