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지막 사랑이 너이기를.

2277 Words
  [짹..짹…..짹짹] 아침이 되었다는 참새들의 노랫소리에 귀가 예민한 그녀는 감고 있던 눈을 떠보았다.     따스한 녀석의 온기가 느껴지고 녀석이 그녀를 뒤에서 안은 채 서로의 체온으로 따듯한 환경이 만들어졌던 어제.     어느 사이에 이렇게 자연스럽게 그녀의 허리에 손이 올라가는 것 인걸까. 피식 웃으면서 녀석이 깨지않게끔 살며시 일어나려고 하는데.....   턱]     “….꺄앗!” 그녀의 손목을 잡아 자신 쪽으로 낚아채는 건우였었다. “어디 가려고.. 혼자 일어나는 거냐.” “아…깼어?...” “너가 없는데 어떻게 자겠어… 나 못잔다..” “옆에 더 있어줘?” “…응. ”     옆에 얌전히 누워서 녀석의 얼굴을 자세히 살펴보는 그녀였다. ‘아니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속눈썹.. 진짜 길다. 이게 샤프형이라는 건가?’     [움찔] 따스한 체온이 느껴졌는지 녀석은 그녀의 손을 잡아주었다.     “더… 잘 꺼야?” “이제 못 잘거같다.”   마주 보고 누워있는 두 사람. 녀석은 그녀의 얼굴을 자연스럽게 쓰다듬어주었다.     “시윤아.” “…응?” “꿈에서, 네가 나왔어.”     나지막히 녀석은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말한 그 이유를 그녀는 알 수 없었다.     ‘뭐야… 나 때문에 깬 것이 아니고, 꿈에서 그랬던 것 때문에 깬거라고?’     “근데, 나… 두려워지기도 한다.” “..뭐가?” “꿈에서면, 너가 어느 순간에 사라져버리는데, 현실에서는 너가 이렇게 내 앞에 있다고 하는게 이게 정말 꿈같아.“ “건우야, 내가 사라지는게 두려워서 그래?” “……응”     뭔가 상당히 두려운 눈빛에 찬 그는 순식간에 그녀를 자신의 품으로 끌어들였다.     “나의 마지막 여자가 너 였으면 좋겠어….”       *****************     부스스한 머리로 씻고 나와서는 하품하더니 비척비척 걸어나왔던 그녀. 제법 바디로션 향이 잘 어울리지만, 그와 다르게 녀석은 후각에 민감하였다.     그리고 등 돌린 채 예쁘게 단장하는 그녀를 뒤에서 꼭 끌어안아주는 건우였다. “뭐야, 향수뿌린거야?” “…살짝 뿌린건데 티 나? 어울리는거야?” “어울리는 건 둘째 치고, 누구한테 잘 보일려고 이렇게 향수까지 뿌린거야?” “누구겠어? 지금 나를 안고있는 남자분이지?” “….말 한마디를 지지않네. 대단해.”     피식 웃으며 녀석은 그녀의 머리를 또 쓰다듬어주었다.         “근데, 시윤아 이 시간에 오늘 일정이 있었어? 어디 가?” “오늘 일정이 있어. 괜찮으면 너도 같이 가줄수 있어? 바람도 쐴 겸…” “..그래 가자. 근데 어디로 가는건데?” “바이올린 레슨 받으러 가는거야.”     어느 사이에 그녀의 손에 들려있는 회색빛의 바이올린 케이스 “지금 이 자리에서 연주하는건 좀 무리인거야?” “약음기를 사용하고 연주하면 괜찮기는 해. 들려줘?” “…아니야, 괜찮아. 연습할 때 들어볼게.” “….너도 바이올린 배워본 적 있어서 그러는거야?” “그랬지? 근데… 거의 반 강제적으로 바이올린을 배워왔으니깐.” “그건 그렇고. 내 놔 내 바이올린 케이스”     제법 무거운 바이올린 케이스를 그녀가 달라고 해도 녀석은 아무렇지 않게 그녀의 바이올린 케이스를 뺏기지 않고 있었다.     “너 당분간 이거 혼자서 들지 마.” “왜?” “…이거 내가 영원히 들어줄게. 알았지?”     그녀를 보며 씽긋이 웃는 녀석을 보며 그녀 또한 마음이 따스히 울리고 있었다.           *****     서로가 재잘거리면서 장소를 옮겨간 곳은 어느 음악학원. 시윤은 그저 말 없이 교습소에 들어왔다.     [누가왔을ㄲ… 어머나 이게 누구야 시윤이네? 오랜만이야~] “선생님 건강하셨어요? 정말 오랜만에 오게 되었네요” 반갑게 인사하며 그녀는 선생님의 손을 맞잡아주었다. [그런데, 네 뒤에 잘생긴 분은 누구셔?] “..아 그게요…” “안녕하세요. 이 시윤의 대학 동기이자 남자친구인 한 건우입니다.” 예의 바르고 깍듯하게 인사하는 녀석이였다.     [어머어머 얘 좀 봐~ 대학 들어가더니만 어느 세 남자친구까지 만든거야? 너희 잘 어울린다~ 근데, 누가 고백한거야?] “윽, 선생님까지 그렇게 너무 노골적으로 대답하시면 저희 둘 곤란해요” 삐질삐질 땀 흘리는 그녀를 보며 연신 쿡쿡 웃어대는 녀석이였다. [오늘은 뭐 연습하는거지?] “아, ‘홀로 아리랑’이요” [알았어, 저 쪽 레슨실 가있어. 따듯한 차 타서 갈게~] 총총거리면서 선생님은 자리를 비워주셨다.   “그 홀로 아리랑 이라는 곡 대중가요 아니야? 그런 것도 연주하는거야?” “아, 저번에 우연치 않게 노래를 들어보았는데, 때마침 바이올린이 옆에있었고 선생님도 같이 듣고 조금 도와주시더니 되더라구. 대충 어림잡아서 이 음이다 싶어서 바이올린 연주해보니까 아예 악보를 가져다주셨어.“ “어림잡아서 맞춘게 아니고… 너 절대음감이 있나봐. 그러니까 그러지.”       건우의 말에 그녀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아까 너도 바이올린 배웠다고 했잖아. 바이올린 집에 없는거야?” “…집에 없지? 별 수 있겠냐 이제 악기에 흥미를 잘 못느끼겠는데.” “그럼, 혹시나 흥미가 다시 생긴다면 나랑 같이 합주해보는 건 어때?”     서로의 화음으로 소리를 내는 연주. 건우와 시윤의 마음 속 소리도 잘 녹아들기를 원했었다. 누구든지 다 그러하겠지?     “근데, 시윤아 넌 바이올린 연주하는 모습 보면 정말 아름답더라”   얼굴까지 붉히며 그녀는 녀석의 이야기를 듣고 또 한 쪽으로는 자신의 바이올린 소리를 듣고 있었다.     ****   그로부터 얼마 후… 과 대표였던 시윤이는 항상 바쁘게 다니고 있었다. 그녀를 기다리는 건우는 무리하는 그녀가 걱정되어 마음만 졸이고 있었다.     [콜록콜록] 기침을 하면 거의 피까지 보는 경우가 대다수였던 그녀. 그런 그녀의 짐을 무덤덤하게 가로채서 먼저 가는 건우였다.     “야, 짐 이리 줘. 왜 내 짐을 너가 들고가는거야” “…….”   그저 말 없이 건우는 걷고 또 걸었다.   ‘더 지켜봤다가는 너가 무지 힘들어 할거 같아서 걱정한다고’ 그렇게 생각했던 건우는 표정 하나 내색하지 않고 앞서 걸어나갔다. “야, 뭐하냐 빨리 안ㅇ……”   무의식적으로 그녀를 부르려고 뒤 돌아서 말하는 순간.     [쿵!]   전공 책이 들어있던 가방을 그녀가 짊어진 채 차가운 길바닥에 쓰러져버렸다.   “시윤아!!!!!” 짐을 팽개치고 녀석은 그녀에게 달려갔고 아무리 아파도 괴로워해도 티 한번 내지 않던 그녀가 아파서 신음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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