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장. 담피르

2932 Words
빅터가 모는 차는 10분쯤 달린 후 커다란 문이 달린 높은 돌담 앞에 멈춰 섰다. 빅터가 차량 앞 유리 차양에 달린 버튼을 누르자 문이 열렸다. 집으로 이어지는 길고 멋진 바닥 패턴이 돋보이는 진입로에 예쁜 등불들이 늘어서 있었다. 거대한 저택이었다. 우리 집 두 채를 세 채 위에 쌓아 올린 것만큼 컸다. 청소를 하려면 며칠은 걸릴 것 같았다. 그가 말한 것처럼 내게 자유 시간이 많지는 않을 것 같았다. 우리는 차에서 내렸고, 나는 가방을 챙겼다. 그는 나를 집 안으로 안내했다. 집 입구부터 온통 대리석으로 뒤덮여 있었다. 거대한 계단이 거대한 'C'자 모양으로 우리 앞에 펼쳐져 있었다. "네 방은 2층이야. 따라와." 빅터가 계단을 급히 오르며 말했다. 나는 그를 따라잡기 위해 최대한 빨리 걸었다. 그는 계단 꼭대기에 도착해서 오른쪽으로 돌아 복도를 따라 계속 걸어갔다. 마침내 그가 멈춰 서서 나를 돌아보며 문을 가리켰다. "나중에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표시를 해 둬. 지금은 나갈 때 문을 열어 두도록 해. 복도 건너편이 안방이야. 부엌을 정리한 후에 가장 먼저 신경 써야 할 곳이지. 다 되면 거기서 잘 거야. 창문을 가리고, 가구와 커튼을 놓고, 장식도 좀 해야 해. 휑한 방은 싫어하거든. 그런데, 우선." 그가 말하며 문을 열었다. 빅터는 나를 방으로 끌어들여 불을 켰다. 내가 자던 작은 지하실 방보다 세 배는 넓었다. 하모니의 침대만큼이나 큰 침대에는 두꺼운 담요와 둥근 베개가 놓여 있었다. 그는 나를 지하실 욕실처럼 녹슬고 금이 가고 곰팡이가 핀 욕조와 샤워실이 있는 욕실 문으로 데려갔다. 그런 다음, 그는 내 작은 침대를 놓고 내 방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커다란 옷장을 보여주었다. 모든 게 내게 너무 과분했다. 이런 방을 갖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새 침대 시트를 사는 게 좋겠다. 이걸 산 사람은 고르는 안목이 별로 없었던 것 같군." 빅터가 비웃었다. 나는 침대로 가서 시트를 만져 보았다. 촉감이 너무 좋아서 나 역시 품질을 고르는 눈이 별로 없는 것 같았다. 벌써부터 잠자리에 들 생각에 너무 설렜다. "내일은 무슨 일을 하면 좋겠어요? 일요일이라 문을 연 곳이 많지 않을 거예요. 엄마 말씀으로는 일요일에는 모든 곳이 문을 닫는다고 하셨어요." 내가 말했다. "내일 드류가 와서 옷이랑 주방용품, 식료품을 사러 갈 거야. 오늘 밤에 전화해 둘게. 인간 하인이 된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자세히 알려 줄 거야. 드류는 사일런스의 하인이고 백 년 넘게 일해 왔지. 너는 지금은 주간 하인일 뿐이야. 여기 있는 건 네 선택이야. 계속 있기로 하면 나와 계약을 맺고 내 피를 줄게. 하지만 그건 네가 열여덟 살이 되기 전까지는 일어나지 않을 거야." 그가 설명했다. "알겠어요. 준비하고 있을게요." 내가 대답했다. "이제 여기가 네 집이야.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돼. 다만 내가 맡긴 일을 먼저 끝내도록 해. 집 구경을 시켜 줄까?"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가방을 내려놓고 그를 따라갔다. 내 방 외에도 손님방이 여덟 개나 있었다. 안방은 우리 집 거실만큼 넓었다. 아래층에는 서재, 거실, 식당, 주방, 가족실, 서재가 있었다. 그는 나에게 지하실 문을 보여주며 지금은 그곳에서 잔다고 했다. 그는 내가 지하실에서 살 때만큼이나 행복해 보였다. 집 구경을 하는 동안 그가 가구에 대해 으르렁거리는 모습을 보고 몇 번이나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 나는 주인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최대한 빨리 갖출 수 있도록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나에게 많은 돈을 **했고 많은 것을 주었으니,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이었다. - "나는 해가 지기 두 시간 전에 일어나서 보통 새벽이 밝아온 후 한 시간까지 깨어 있어. 하루라도 빨리 지하실에서 나올 수 있으면 좋겠어. 내 지갑을 줄게. 신용 카드로 원하는 거나 필요한 게 있으면 사도록 해. 돈은 많아." 그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빅터." 내가 약속했다. "이제 자는 게 좋겠다. 10시가 넘었어. 드류는 내일 아침 9시쯤에 올 거야. 대문 비밀번호를 알고 있으니까 혹시 자다가 그가 오면 깨워 달라고 해. 네 방을 정리해 줬고 어떤 방인지 알고 있어." 빅터가 말했다. 나는 잘 자라는 인사를 하고 내 방으로 돌아왔다. 곧장 방에 도착해서 문을 잠그고 옷을 벗고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이게 저급이라면, 그는 대체 어떤 천국에서 살았던 걸까? 나는 편안함에 휩싸여 잠이 들었다. ***** [빅터] 에코가 잠자리에 들자 나는 서재로 가서 합판 책상 뒤에 놓인 싸구려 사무용 의자에 앉았다. 나는 이 집의 너무 많은 것을 혐오했다. 운 좋게도 에코는 적합한 하인이 될 것 같았다. 드류의 친구 게이지가 목격한 바에 따르면, 에코는 실질적으로 부모님의 집을 하인처럼 혼자서 꾸려나갔다. 그녀는 가정부, 스타일리스트, 조경사, 요리사, 잡역부를 모두 합쳐 놓은 것 같았다. 에코는 매일 아침 6시쯤에 일어나서 가끔 새벽 2시까지 잠을 자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어떻게 항상 웃으면서 부모에게서 쏟아지는 모욕을 견뎌낼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 그들은 나와 이야기하는 동안 딸을 딸이라고 부르지도 않았다. 가장 가까운 말이라고는 그녀의 아버지가 거실에서 아내와 함께 있겠다고 말한 것이었다. 누가 배고픈 뱀파이어에게 자식을 돈주고 팔 수 있단 말인가? 게이지는 그녀와 그녀의 형제자매가 서로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보고했다. 비록 그들이 부모가 그녀에게 모든 일을 시키는 것을 막으려고 하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그녀를 아꼈다. 어렸을 때는 그만두었을 것이다. 어떤 사람들의 바람 같은 마음을 머물게 하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나는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 얌전하고 작은 것을 보고 어떻게 순수하고 결백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분명 그녀의 후반 고객들에게는 매력적인 요소였을 것이다. 그녀가 부모님이 자신을 악마라고 했다고 말했다는 걸 들었을 때 나를 꿰뚫는 분노는 엄청났다. 그 누구도 가족에게서 그런 말을 들어서는 안 된다. 그녀는 형제자매는 그럴 자격이 있지만 자신은 그들에게서 빼앗기만 한 존재라고 했다. 나는 그녀의 부모를 없애 버리고 싶었다. 그녀는 아무것도 훔치지 않았다! 그들은 어떠한 자격도 없었다. 그것은 그녀의 어머니가 그녀의 혈통에 무엇이 있는지 알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했다. 아마도 그녀는 10년 전에 일부러 에코를 그 방에 들여보냈을 것이다. 더 높은 레벨의 담피르의 향기가 모든 뱀파이어를 유혹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더 높은 레벨이었음에 틀림없다. 나조차도 그녀의 매력적인 피향기를 맡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풍부하면서도 섬세한 향이었다. 음미하고 싶은 무언가였다. 물론 나는 저항할 만큼 강했다. 뱀파이어가 나이를 먹고도 분별 있게 행동하지 못할 수는 없다. 스프링어조차도 그렇게 이기적이고 탐욕스러운 사람이 아니었다면 저항할 수 있었을 것이다. - 내 계획은 그녀가 스스로를 재건하도록 돕고, 그녀의 삶의 방향을 스스로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약간의 죄책감이 들었다. 차라리 스프링어를 살려둬서 내가 죽이기 전에 그에게 사과를 하게 했어야 했나. 내가 그녀의 부모의 죄와 의회의 판결을 알렸을 때 그녀의 얼굴에 스친 미소를 본 것으로 충분했다. 어떻게 된 일인지 그들은 그녀를 무너뜨리지 못했다. 나는 그녀가 앞으로 점점 더 강해질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에코가 그 집의 그림자에서 벗어나면, 그녀는 분명히 그녀의 여동생처럼 쾌활하고 활기찬 사람이 될 것이다. 그녀가 열여덟 살이 될 때까지 나와 함께 지낸다고 해도, 나는 그 즐거움을 만끽할 것이다. 제프리가 나에게 죽게 해 달라고 부탁한 지도 벌써 200년이나 되었다. 다시 제대로 된 하인을 두고 싶었다. 가끔은 혼자인 게 지칠 때가 있었다. 새벽이 다가오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다시 그 지하실로 내려가야 한다는 생각에 신음을 삼켰다. 너무 퀴퀴하고 더러웠다. 1~2주 안에 침실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랐다. 신선한 공기와 부드러운 가구가 있는 선선하고 깨끗한 곳. 그래도 적어도 지금 나만 쓸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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