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튜브 속 탈출 모스키토바이크가 물속으로 떨어지며 발생한 기포 때문에 한동안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기포가 걷히자 차차 물속이 보이기 시작했다. 루앙의 밑바닥까지 닿아 있는 잠꿈나무 줄기들이 물속의 기둥들처럼 서 있었다. 오래된 잠꿈나무들은 수면 밖으로 줄기를 내밀고 어린 잠꿈나무들은 수면 속에서 자라고 있었다. 물속 잠꿈나무들 사이에 떨어진 모스키토바이크가 밑으로 가라앉다가 다시 중심을 잡았다. 저 앞 잠꿈나무 사이에서 윌리가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윌리!” 루미가 외치자 비앙키가 윌리 쪽으로 모스키토바이크를 돌리며 페달을 찼다. 비앙키의 모스키토바이크 뒤에서 공중용 프로펠러가 들어가고 수중용 프로펠러가 튀어나왔다. 꽁무니에서 수중용 프로펠러가 힘차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때 뒤에서 풍덩! 풍덩! 풍덩! 소리가 들렸다. 뒤쫓아 온 베스파수트들이 작정한 듯 모두 물속으로 뛰어들고 있었다. 비앙키는 물속에서 거꾸로 허우적대는 윌리에게 다가가며 모스키토바이크 손잡이에 달린 단추 하나를 눌렀다. 뒤쪽 옆구리에서 뚜껑이 열리며 추와 함께 올무가 튀어나왔다. 비앙키는 왼손으로는 모스키토바이크의 손잡이를 잡고 오른손으로는 튀어나온 올무를 가로챘다. 비앙키는 카우보이처럼 추가 달린 올무를 던져 윌리를 휘감았다. 올무가 윌리의 몸뚱이에 꼭 죄어지며 밧줄이 팽팽히 당겨졌다. 비앙키는 윌리를 거꾸로 매단 채 물속을 빠르게 도망쳤다. 거대한 잠꿈나무 사이를 지그재그로 피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날개를 접고 양 날갯죽지 밑에서 수중용 스크루를 튀어나오게 한 베스파수트들도 모스키토바이크를 따라 지그재그 움직이며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