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난 당신을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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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혁이 앉아 있는 테이블은 모두 장 씨네 사위들이었다. 다만, 이 사위들은 모두 돈과 권력이 있는 인물들로, 그가 장 씨네 집안에 있는 지위에 비하면 전혀 비교할 수 없었다. 그래서 아무도 그에게 인사하지 않고 각자 이야기를 나누며 술을 마시며 서로 명함을 건네며 임혁의 존재를 무시했다. "사위들 다 모인 거 같으니 같이 술이나 한잔 하죠." "해진 형님, 그건 아니죠, 저희가 먼저 한 잔 올려야죠." 장해진은 유유자적한 표정으로 술 한 잔을 들고 왔다. 현장에 있던 장 씨 사위들은 모두 그의 말에 어쩔 줄 몰라 하며 일어서서 잇달아 아첨하는 표정을 지으며 술을 들었다. 장해진은 장 씨네 집안 셋째인 장홍헌의 아들이자 그의 상속인이었다. 장홍헌은 장 씨네 집안의 실권자로서 첫 째인 장홍규와 장 씨 주얼리 그룹을 반반 씩 차지하는 인물이었다. 장해진은 돈이든 세력이든 인맥이든 지위든 모두 외래의 사위들보다 높았다. "왜? 임혁아, 너는 나를 무시하니? 술 한 잔도 안 마실 거야?" 장해진은 차가운 목소리로 물으며 임혁을 쳐다보았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 중 오직 임혁만이 일어나서 술을 받지 않았다. 그는 1초 정도 망설였다. 퍽! 이 1초 만에 해진은 손에 든 한 잔의 술을 임혁의 얼굴에 뿌렸다. "네가 뭔데 이렇게 뻔뻔스럽게 굴어? 어? 너랑 술 마시는 것은 내가 너한테 베푼 은혜야, 근데 어디서 감히 날 무시해?" 해진은 시큰둥한 표정으로 말했다. 코를 찌르는 냄새의 술은 임혁의 옷을 적셨으며 얼굴에 뿌려진 술에 그의 얼굴은 화끈거렸다. 그 자리에 임혁의 편을 들어준 사람은 없었다. 그들은 모두 그를 비웃는 표정을 드러내고 있었다. 임혁의 눈빛은 날카로워졌다. 그러나 장민경이 힘들게 그녀의 아버지를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녀에게 폐를 끼칠 수 없다는 생각에 그는 참았다. "좋아요, 술 한 잔 올지죠." 임혁은 얼굴을 닦으며 천천히 일어났다. 해진은 임혁이 이 정도까지 참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는 입가에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마음속으로 은근히 비웃었다. (참으면 다인 줄 알아?) 임혁이 일어나는 순간, 해진은 갑자기 뒤로 물러서며 넘어진 척하면서 옆에 진귀한 와인과 귀빈 선물이 놓인 테이블을 완전히 뒤집었다. 쨍그랑! 테이블이 넘아지자, 그 위에 놓여있던 10여 병의 진귀한 와인, 정교한 옥 여의, 비취 팔찌가 모두 바닥에 떨어지며 산산조각이 났다. 이는 연회장에 큰 소란을 불러일으켰으며 모든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임혁, 병신 같은 놈이 감히 나를 때리다니!" 해진은 사람들이 대수롭지 않게 여길까 봐 소리를 질렀다. "무슨 일이야?" 장지연과 그녀 옆에 있던 민경은 소리를 듣고 그들을 향해 걸어왔다. 신랑인 손현민 조차도 표정이 어두워졌다. 결혼식장에 있던 모든 귀빈들은 그들을 에워쌌다. "누나, 형부, 오늘 두 분이 결혼하는 날에 글쎄 임혁 이 병신이 감히 술자리에서 나를 때리려 했단 말이에요. 우리가 그의 안중에 없단 말 아닌가요?" 해진은 화가 난 얼굴로 임혁을 매섭게 노려보며 마치 엄청난 굴욕이라도 당한 것처럼 말했다. "임혁,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현민은 화를 참으며 표정이 영 안 좋았다. "해진 형님이 스스로 넘어졌어요. 건드리지도 않았는데 말이죠." 임혁은 사실대로 말했다. "혼자 넘어졌다고? 그럼 해진은 왜 네가 때렸다고 한 거지?" 현민은 차분하게 그에게 물었다. 임혁은 대답했다. "여기 있는 사람들 전부 보았으니, 믿지 못하시겠으면 이 사람들에게 물어보시죠." "형부, 임혁 이 자식이 아직도 거짓말하는 거 봐요. 내가 방금 와서 모두에게 술을 권하다가 그는 영문도 모른 채 나한테 달려들어서 때렸어요, 사람들 다 봤다고요." 해진은 화가 난 표정으로 말했다. "솔직히 형부를 봐서 내가 참는 거지 아니면 오늘 내가 이 자식 아주 그냥 죽여버렸어요!" "다들 방금 어떻게 된 일인지 보았나?" 현민은 이 자리에 있던 장 씨 사위 몇 명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해진 형님이 말한 그대로예요. 임혁 이 자식은 아무래도 술에 취한 거 같아요." "그래요, 임혁의 코를 찌르는 술냄새 좀 봐요, 술을 옷에 줄줄 흘리면서 마시다니. 해진 형님이 와서 우리랑 술을 마시려고 하자 그가 바로 형님을 때렸어요." "그래요, 우리가 본 게 바로 이것뿐이죠." 장 씨네 사위 몇 명은 정색하며 말했다. 임혁은 놀란 표정으로 그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뒤이어 그는 입가에 쓴웃음을 지었다. 장해진은 장 씨 집안 셋 째의 후계자로 핫한 인물이니 누가 데릴사위 하나를 위해 일부러 장해진의 미움을 사려 할 것인가? 그저 뻔뻔하게 거짓말을 하는 것을 선택했을 뿐이었다. 임혁은 더 이상 불필요한 해명을 하지 않았다. 약자에게는 이유조차도 없었다. 장 씨네 집안에서 그는 지위가 가장 낮은 사람이었다. 설사 잘못이 없다 하더라도 다른 사람이 잘못했다고 하면 그는 무조건 잘못했던 것이었다! "창피해라, 술 좀 마셨다고 자기가 엄청 잘난 줄 아나 보지!" "장 씨네 어르신도 애초에 사람 잘못 보셨어. 어떻게 이런 쓸모없는 사람을 데릴사위로 삼았을까?" 구경하는 손님들은 모두 의론이 분분하여 사정없이 그를 비웃고 있었다. "임혁 씨, 당신 정말 병신이구나! 일을 성사시키기에는 부족하고, 일을 망치기에는 남는 사람같으니라구!" 민경은 분개해하며 임혁 옆으로 걸어갔다. 그녀도 얼굴이 화끈거리며 창피함을 느꼈다. 특히 그녀가 방금 지연과 현민 앞에서 공장에 생긴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임혁이 이런 일을 저질렀으니 이제 더는 어떻게 지연에게 도움을 청한단 말인가? "당신! 당장 언니와 형부한테 사과해요!" 민경은 답답해하며 말했다. 임혁이 한 일은 그야말로 그녀를 몸 둘 바를 모르게 했다. 임혁은 민경의 눈가에 맺혀진 눈물을 보고 억지로 이를 악물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오늘 결혼식을 방해해서 제가 잘못했네요. 사과할게요." 해진은 옆에서 거의 배를 끌어안고 웃어댔다. 그 득의양양한 표정은 분명 임혁에게 "내가 너를 모함하고 창피하게 해도 너를 도와줄 사람은 없어."라고 말하고 있었다. "임혁 씨, 다 큰 사람이 잘못했으면 그만이지만 아무런 책임감도 없이 내 동생 해진까지 모함하다니. 내가 가장 싫어하는 사람이 바로 당신 같은 사람이야!" 지연은 냉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현민의 안색은 더욱 안 좋았다. 그가 결혼하는 날, 술자리에서 이런 일이 생긴 데다 손님들은 모두 명예와 위신이 있는 인물들이었으니 그는 체면이 깎였다. "임혁, 나는 당신의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겠어! 오늘 같은 날, 나도 너를 때리고 싶지 않아. 깨진 술과 옥기를 배상하라는 말은 하지 않을 테니 지금 당장 여기서 나가! 앞으로 영원히 내 앞에 나타나지 마!" 현민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임혁은 한숨을 크게 내쉬며 손님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이상한 눈빛을 아랑곳하지 않고 몸을 돌려 밖으로 향했다. 그러나 그가 몸을 돌린 순간 지연이 문득 입을 열었다. "민경아, 네 아버지를 도와달라고 했지? 좋아, 나는 더 이상 임혁이라는 사람을 보고 싶지 않아. 네가 돌아가서 이 쓰레기하고 이혼해서 장 씨네 집안에서 쫓아내기만 하면 내가 바로 네 아버지 공장의 일을 처리해 줄게!" 임혁은 발걸음을 멈췄지만 뒤돌아보지 않고 귀빈실을 나섰다. 임랑 힐하우스를 나오자 임혁은 담배 하나를 피우기 시작했다. (민경은 어떻게 선택할까?) "집으로 가요, 우리."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임혁은 마음속으로 살짝 놀랐다. 고개를 돌리자 그는 자신의 아내인 민경이 여전히 눈물을 머금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임혁은 그녀에게 물었다. "가요. 그럼 아버지 일은 어떻게 할 거예요?" 민경은 분개했다. "내가 말했죠, 언젠간 우리는 이혼할 것이라고요 하지만 그것도 나 혼자서 이혼을 선택하는 것이지 그들에게 핍박을 받아서 이혼하는 것이 아니에요!" "아버지 일은 다시 방법을 생각해 봐야죠. 그래도 우리는 가족이니까. 그들이 임혁 씨를 괴롭히는 것은 나를 모욕하는 것과 마찬가지죠. 내가 그들과 무슨 얘기를 더 하겠어요!" 임혁은 중얼거리며 혼잣말을 했다. "가족이라……" 두 사람은 잠시 침묵하며 걸었다. "임혁 씨, 미안해요. 내가 술자리에서 민혁 씨에게 한 말 취소할게요." 민경은 눈가의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당시 화가 너무 나는 바람에 그랬어요. 지금 냉정하게 생각해 보니 민혁 씨가 주동적으로 해진 오빠를 때렸을 리가 없잖아요. 그리고 당신은 술을 마시지도 않고요." 임혁은 입을 열었다. "나를 믿는 다고요?" 민경은 대답했다. "난 당신을 믿어요." "믿어줘서 고마워요." 임혁은 민경을 보며 마음속으로 결정을 내렸다. 그는, 그를 믿어주는 그 어떤 사람들의 기대도 저버리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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