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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과 함께 마음을 나눈 뒤, 그녀의 생일보다 이른 어느 토요일 오후. 시원은 진선의 집으로 찾아가 딱히 받고 싶은 게 없다던 그 애에게 자신과 똑같은 017 번호의 ‘PCS 휴대폰’을 선물해주었다.   늦은 밤 혼자 공부를 마치고 집에 돌아갈 진선이 걱정스러웠던 시원은 자신과 같은 통신사에서 휴대폰을 개통한 후, 커플 요금으로 묶어 아직은 학생인 진선에게 부담을 주지 않도록 해주었고, 언제든 혼자 돌아가기 무섭거나 무슨 일이 있으면 꼭 전화를 하라며 선물 상자를 건넸다.   진선은 ‘너무 과하다’며 요금까지 대신 내주는 시원에게 ‘언니에게 부담을 주는 선물은 받고 싶지 않다’고 거절했지만, 시원은 ‘늦은 시간 오랫동안 혼자 있는 네 상황이 너무 불안해서 저번부터 꼭 사주려고 했다’며 자신을 걱정시키지 말아 달라는 부탁과 함께 극구 만류하는 진선의 손에 휴대폰을 쥐여주고 돌아왔다.       4월 20일경 시작되는 대학 중간고사를 앞두고 있던 시원은 입학 후 처음으로 치루는 중간고사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레즈 클럽에서 우연히 만난 시원에게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고백한 지수는 이후, 더욱 적극적으로 그녀에게 다가갔고, 가능하면 많은 시간을 함께하며 교감하기 위해 그 애의 곁을 맴돌고 있었다. 이미 오래전부터 마음에 품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시원에게 자신이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을 여러모로 생각해본 지수는 우선 두 사람 사이에 친밀감이 더 쌓여야 한다는 것을 느꼈고, 그렇게 ‘시원의 그녀’보다 자신이 더 편한 상대가 될 수 있다면 승산이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수는 시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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