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의 예상대로 추억 남기기를 좋아해서 평소 다이어리 꾸미기를 즐겼던 진선에게 ‘디카’는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해준 신기한 기계였다. 그녀는 시원에게 선물 받은 카메라를 들고 언니와 함께 예쁜 곳들을 찾아다니며 자신들만의 추억을 사진에 담아 꾸며나갔고, 함께 가입한 ‘싸이월드’에 이를 올리는데 상당한 재미를 느꼈다. 진선은 시원과 ‘비밀 1촌’을 맺어 자신들의 기록을 둘이서만 볼 수 있도록 설정해놓았고, 시원 역시 진선이 올린 그들의 사진 아래 ‘사랑이 가득한 비밀 댓글’과 ‘칭찬으로 도배된 방명록’을 남겨주는 등 여느 커플 못지않은 애정을 과시하며 알콩달콩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1월 말쯤 진선이 원서를 넣었던 S대에 합격 소식을 들은 날엔 사장님의 허락하에 밤새 다카포에서 둘만의 파티를 즐기며 예전처럼 5번 테이블에 나란히 앉아 서로에게 몸을 기댄 채, 손을 꼭 잡고선 하늘에서 쏟아지는 함박눈을 기쁜 마음으로 바라보기도 했다. 서로 사귀자고 공식적으로 약속을 정하진 않았지만 커플과 다름없던 그들은 소위 ‘썸’을 타고 있었고, 시원은 진선에게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고백할 타이밍을 재고 있다. 아무래도 지난날의 일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던 그녀였기에 혹시나 진선이 사귄다며 의미를 부여하는 일에 부담이나 거부감을 느끼진 않을지를 고민할 수밖에 없었고, 겨우 친해진 사이가 또 다시 멀어지게 될까 봐 조심스레 기회를 엿보고 있는 중이다. - 3월 새 학기가 시작되자, 대학 새내기인 진선은 정신없고 바쁜 날들을 보내게 되었다. 그녀는 얼마 전, OT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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