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눈도 못 뜰 정도로 바람이 강했지만 한참 달리다 보니 이제 시야가 눈에 들어 오기 시작했다. 주위를 둘러보자 온통 넓은 들판이었다. ‘이런 곳도 있구나.’ 밝은 햇살을 밭으며 넓은 들판은 아름답게 반짝거렸다. 하다가 앞을 바라보자 나무가 울창한 숲이 보였다. 설마 했지만 사장님이 말을 이끄는 곳은 지금 마물들이 나온다는 숲 속이었다. 하다는 깜짝 놀라 사장님에게 말했다. “사장님! 저희 지금 숲으로 가는 게 맞는 건가요? 제 생각이 틀린 거죠?” 바람 소리만 들리던 귀에 루이의 낮은 목소리가 정확하게 들려왔다. “아니. 맞아. 숲으로 가는 길이야.” “저 아직 마음에 준비가 안 됐는데요!” 하다는 사장님을 향해 소리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아씨… 물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라고 일단 하던 데로 하는 거야. 강하다.’ 하다는 다짐을 하며 몸에 힘이 들어갔다. 마물이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지 몰라 경계를 늦출 수가 없었다. 하지만 사장님은 숲으로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말의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오히려 말이 빨리 달리기 편한 길로 더욱 더 숲 깊숙히 들어가기 시작했다. “사장님. 이러다가 오늘 안에 가게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돌아오는 건 역시 침묵이었다. ‘그래 말을 말자.’ 위를 쳐다보자 나뭇잎 사이사이에 햇살이 비집고 들어와 빛나고 있었다. 마물이 등장한다는 숲 치고는 너무나 어울리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리고 얼마나 더 달렸을까 이제 엉덩이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오만가지 생각을 하며 루이에게 몸을 맡긴 채 말을 타고 있는 하다와는 달리 루이는 오직 한 가지 생각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