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마법’ 잊지 마.” “하핫, 알겠어. 언니는 가끔 어린애 같다니까. 근데, 그 영화 제목이 뭐랬지? 나도 비디오로 빌려보게.” “너 삐삐 개통하게 되면 음성사서함에 영화 제목 남겨줄게.” “아, 삐삐. 맞다, 언니 음성사서함에도 내가 제일 먼저 메시지 녹음해줄게!” “그래, 내 삐삐는 사던 날 바로 개통했으니까 아마 지금도 될 거야. 저번 주 토요일에 사 왔으니까 음.. 5일쯤 됐나?” “아... 그럼 내 메시지가 처음이 아니겠네?” “나 삐삐 산 거 아무도 몰라. 너하고 같이 쓰려고 아직 아무한테도 얘기 안 했거든. 그날 개통만 해둔 상태라 내 번호 아는 사람은 진선이 네가 처음이야.” 시원은 메모지에 자신의 호출기 번호를 적어 진선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개통한 지 며칠이 지나도록 자신의 번호를 아무에게도 알려주지 않았다는 시원의 말에 진선은 어쩐지 기분이 좋다. 그녀는 들뜬 마음으로 즐겁게 대화를 이어갔다. “언니. 대사 하니까 생각나는데, 얼마 전에 끝난 ‘별은 내 가슴에’ 봤어?” “아니, 인기 많다는 얘긴 들었는데 난 아직 못 봤어.” “그 드라마 재밌어. 재방도 가끔 해주더라. 볼 수 있으면 한번 봐. 특히 거기서 남자주인공이 여주인공한테 마지막에 엄청 멋진 말을 쪽지에 써주거든.” “그게 뭔데?” “사랑한다, 죽을 때까지...” “응?” “남자주인공이 여자한테 ‘사랑한다, 죽을 때까지...’라고 써줬다고.” “워 아이니, 쯔다오쓰...” “응? 그게 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