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야, 나 잡아주느라 힘들지? 팔 빼봐. 이제 혼자 걸어도 괜찮아.” “정신이 좀 들어? 속은 어때? 시원이 너 술 마시는 거 좋아하나 봐?” “그냥 그래. 술 딱히 즐기는 편은 아냐.” “근데 오늘은 왜 이렇게 많이 마셨어? 몸도 못 가눌 정도로?” “좋아서. 친구들이랑 이런 계산 없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게 정말 좋아서..” “계산 없는 시간?” “응, 좀 더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되면 사람은 각자의 사정이라는 게 생겨버리거든. 그럼 그때부터는 여러 가지 이유로 다들 계산하기 시작하고, 그만큼 순수한 우정을 나눌 수가 없게 돼. 그 계산이란 건 돈이 될 수도 있고, 시간이 될 수도 있어. 때론 남들과 비교하는 자신의 자격지심이 될 수도 있지... 이렇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은 채, 서로가 있음에 기뻐할 수 있는 지금 이 기분을 그저 즐기고 싶었어. 석희가 나로 인해 즐거워할 때, 승주가 날 보며 활짝 웃어 줄 때가 정말 좋아. 그리고 나는 정말로 지수 네가 꼭 행복했으면 좋겠어.” “... 시원이 넌,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좋은 사람인 것 같아. 진짜 내가 행복하길 바라?” “응. 진심으로..” “방법이 있는데.. 알려줄까?” “내가 도울 수 있다면 뭐든...” “연지수는 임시원과 함께라면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아.” “...” “너랑 사귀고 싶다는 말이야. 바보야...” “미안해.. 넌 나랑 사귀면 행복할 수 없게 돼...” “무슨 뜻이야?” “말 그대로야. 취해서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