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1장

1463 Words

제 11장 어지러운 상태로 눈을 뜬 토르는 자신이 있는 곳이 어딘지 알 수 없었다. 바닥 위에 짚 더미를 깔고 누워있었고 얼굴은 옆으로 눌린 채 양 팔은 머리 위로 아무렇게나 뻗어있었다. 몸을 조금 일으켜 흘린 침을 닦은 순간 눈 뒤에서부터 극심한 두통이 급습했다. 이렇게 끔찍한 두통은 처음이었다. 어젯밤 일을 떠올렸다. 폐하가 베푼 연회와 생애 첫 음주가 생각났다. 방이 빙글빙글 돌았다. 갈증으로 목이 바짝 탔고 두 번 다신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어디에 있는 건지 알고 싶어 주위를 둘러봤다. 주변이 사람들로 가득했고 모두 쌓아 올린 짚 더미 위에 누워 있었다. 코 고는 소리가 방안을 가득 메웠다. 반대편을 보니 조금 떨어진 곳에 리스 왕자가 골아 떨어져 있었다. 토르가 있는 곳은 막사였다. 왕의 부대 부대원들을 위해 마련된 막사였다. 주변엔 모두 토르 또래의 부대원들이었다. 대략 50명은 족히 돼 보였다. 새벽에 리스 왕자가 토르를 이곳으로 데려온 기억이 희미하게 떠올랐다. 오자마자 짚 더미 위로 쓰러졌던 것이다. 이른 아침이었고 햇살이 창으로 쏟아져 내렸다. 깨어나 있는 사람은 토르 뿐이었다. 옷을 입은 채로 잠들었었다. 토르는 손을 뻗어 기름진 머리를 쓸었다. 몸을 씻고 싶었지만 샤워장이 어딘지 알 수 없었다. 당장 물 한잔만 마셨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생각했다. 배에서도 꼬르륵 소리가 났다. 허기가 졌다. 모든 것이 낯설었다. 막사의 위치가 정확히 어디쯤인지도 알 수 없었고 이제 무슨 일이 벌어질지도 궁금했으며 부대원이 정확히 무얼 하는지도 몰랐다. 그래도 행복했다. 휘황찬란한 하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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