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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하늘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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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8살이 된 새, 하영은 평범한 고등학생인 동시에 날고 싶은 본능과 싸우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인적이 드문 곳에서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날개를 펼친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자유를 즐기는 순간은 좋았지만 그 한번의 실수로 주변에 정체를 알리게 된다. 갑자기 다가오는 친구. 지나가는 길에 말을 걸어오는 수상한 남자. 아무렇지 않게 위협하는 거만한 동급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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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드디어 땅에 발을 디뎠다
드디어 땅에 발을 디뎠다. 타박타박 경쾌한 네발 딛는 소리가 뒤에 따라붙었다. 개순이는 즐거움 가득한 얼굴로 하영을 올려보았다. 씩- 이를 보이며 웃자 개는 두발로 껑충껑충 뛰며 하영의 다리에 매달렸다. ‘기분이 어땠어?’ 그렇게 물으며 대답하길 보채는 것 같았다. “아주 좋았어. 최고야.” 하영은 아직 두근대는 가슴을 진정시켰다. 개순이를 산책시키러 발이 닳도록 지나다닌 산책로였다. 이 부근은 저만치 머리 위에서 내려다보는 씨씨티비도 없고 이 시간대에 산책하는 사람도 없었다. 그러니까 아무도 보지 못했을 것이다. 가슴이 뛴 이유는 긴장 때문이 아니었다. 오랜만의 비행은 즐거웠다. 요즘들어 머리를 짓누르던 이런저런 고민이 잊혀지고 본래의 안정을 찾은 것만 같았다. 그 ‘본래’라는 것이 무언지 자신은 아직 몰랐지만. 하영은 가빠진 감정을 추스르며 집에 돌아왔다. 집은 아무도 없이 적막했다. 가족들의 얼굴을 보면 조금 미안해질 참이었던지라 오히려 다행이었다. 인적없는 좁은 산책로의 흙바닥을 뒹구느라 흙투성이가 된 개순이가 빈 물그릇 앞에 서서 하영을 올려다보았다. 하영은 물을 따라주고 곧바로 개를 목욕시켰다. 온도를 맞춘 샤워기를 들이대자 털뭉치가 낑낑대며 싫은 티를 냈다. 하영은 흰 털에 샴푸칠을 하며 개순이에게 말했다. “새로 사는 건 참 힘든 것 같아.” 30분 뒤 머리를 대충 말리고 소파에 뻗은 하영은 휴대폰을 귀에 댄 채 같은 말을 반복했다. 핸드폰 너머에서 돌아오는 말은 예상대로 까칠했다. 하영은 아무도 없는 거실에서 손을 휙휙 내저었다. “아아 잠깐만, 좀 들어봐. 내가 오늘 뭘 했는지 알아?” “응. 내가 오늘 소래산 공원에 갔거든요, 개순이랑. 인적 없는 곳 알아둔 데가 있거든. 그리고 얼마만인지…” “날아봤어. 위에서 보는 풍경 좋더라 거기.” 통화 종료를 알리는 짤막한 음이 휴대폰에서 흘러나왔다. 하영은 폰을 얼굴 위로 들고 멍하니 들여다보다가 피식 웃었다. 미친놈 소리를 듣긴 했지만 어짜피 지난 일인데다 욕을 들어도 쌀 짓을 하기는 했다. ‘미친놈.’ 찬희는 원래 변명도 내놓지 못할만큼 정곡을 찌르는 데 선수였다. 때문에 오히려 안심이 되었다. 이제 다시 경각심을 갖고 당분간은 미친놈이 되지 않기 위해 숨죽이고 평범하게 살면 되는 거니까. 하영은 집에 들어온 순간보다 조금 가벼워진 마음으로 소파에서 잠이 들었다. 날개. 숲. 바람. 하영의 꿈은 비슷비슷한 이미지들로 가득 채워졌다. 그러나 또다시 날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이미지들은 그저 눈앞에서 어른거렸다. 평면의 수채화 같기도 하다가 입체적인 공간 속을 들여다 보기도 했다. 아빠가 주방에 서서 켄터키 후라이드를 먹을래, 그리스 소시지를 먹을래? 라고 물었다. 대체 무슨 말인지 의아했다. 조금 후에는 회상 안의 목소리가 들렸다. ‘꿈은 현실에서 만족할 수 없는 것을 달래기 위해 꾸는 거래. 불만족이 터져서 이성을 잃지 않기 위해서. 너도 꿈에서라도 실컷 날지 그래?’ 누가 했던 말인지 기억이 흐릿했다. 어짜피 엄마나 아빠, 오빠 아니면 찬희였을 것이다. 하영의 비밀을 알고 있는 사람은 그 정도 뿐이었다. 아 개순이. 아쉽게도 하영은 꿈속에서 한번도 날아본 적이 없었다. 이유는 알 수가 없었다. 꿈 따위로 만족할 본능이 아니기 때문일까? 하지만 어쩌면 계속해서 꾸어 왔는지도 모른다. 사람은 간밤에 꾼 꿈의 대부분을 깬 후에는 잊는다고 하니까. 꼬리를 무는 상념이 계속되는 것으로 보아 현실세계 문턱까지 다다른 모양이었다. 감은 두눈의 어둠이 뿌옇게 흐려지고 눈꺼풀 밑으로 빛이 새어 들어왔다. 하영은 눈이 부셔 눈꺼풀을 천천히 끔벅였다. 형광등이 켜져 있었다. 그리고 잠들기 전과는 전혀 달라진 집안의 분위기가 눈만 뜬 채로도 느껴졌다. 혼자 있을 때와 사람들이 같은 공간에 있을 때의 미세한 온기의 차이는 비단 새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고 오빠가 말했었다. 오빠도 제말하면 온다더니 아직 눈부신 시야에 익숙한 실루엣이 나타났다. “일어났으면 비켜. 나 좀 앉게.” 한팔에 개를 안고 선 우영이 하영의 무릎을 툭툭 쳤다. 하영은 끄응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그 소리에 주방에서 뚝딱거리던 아빠가 거실을 돌아보았다. 작은딸과 눈이 마주치자 아빠가 반갑게 말을 걸었다. “하영이 일어났니? 왜 소파에서 자고 그래? 목 불편하게.” 어쩐지 정체불명의 켄터키 후라이드가 생각이 났지만 주방은 훨씬 환했고 아빠도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을 건네고 있었다. 하영은 아이처럼 조금 안심이 되었다. 언제나 이곳에 있던 우리 집이었다. 하영은 아빠를 도와 호박을 몇 조각 썰었다. 그러다 귀찮아져서 당근은 내버려 두었다. 열심히 일을 했으니 달콤한 냉수 한 잔의 여유도 가졌다. 식탁 위에 가득 쌓인 쑥이 그제야 눈에 들어왔다. “아빠 또 쑥 캐러 갔었어?” 욕실에서 김을 풍기며 나온 엄마의 우렁찬 목소리가 대신 대답이 되었다. “여보, 풀때기 붙은 바지 빨거지? 아주 요거 위에다가 토끼 한마리 키워도 되겠어!” 부모님은 산과 들을 구석구석 훑고 다니는 게 취미생활이었다. 나름 건강한 야외활동인데다 두 분이 취미도 같으시니 다행이긴 했지만 된장찌개에서 당분간은 쑥을 보게 될 예정이었다. “뭘 이렇게 많이…… 아빠, 소래산 갔었어?” “옥동산.” 주방으로 온 엄마가 이번에도 대답을 대신했다. “쑥도 쑥이지만 시설 깨끗하고 경치도 좋더라, 딸. 다음주엔 너도 같이 가자.” 회색빛이 된 하영은 우물쭈물하며 말을 더듬었다. “엄마랑 가면 3시간은 못내려올…” “야, 네 전화 왔다.” 거실에서 하영을 부르는 우영의 목소리가 그렇게 반가울 수 없었다. 소파 위에서 발발거리던 개순이가 휴대폰을 입에 물고 덤벼들었다. 하영이 폰을 받자 순순히 놓아주고 다시 우영의 옆에 자리를 잡았다. “처음 보는 이름이더라.” 우영이 부모님 들으라고 큰 소리를 낸 것은 아니었지만 하영은 오빠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뭘 째려봐 인마. 보이게 가까이 놔둔 네 잘못이지.” 하영은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방으로 들어갔다. 액정화면에는 세글자가 빨간 전화 모양을 띄우고 있었다. “네가 웬일이야?" 인사도 없이 건넨 첫마디였다. “아. 지금 몇신지는 알고?” 하영은 말문이 닫혀 괜히 머리를 긁적였다. 아름은 상대가 신경을 긁으면 더 세게 나왔지, 좀 틱틱댄다고 풀이 죽을 애가 아닐 텐데. “음, 나 밥먹어야 되는데… 어디야? 아니 근데 무슨 일인데.” 무슨 심각한 말을 하려는지 전화기 너머에서 침묵이 흘렀다. 폰을 멀찍이 떼어놓고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린 것도 같았다. 곧 아름의 목소리가 들렸다. “뭐, 장난하냐…?” 장난이 아님을 빠르게도 깨닫고 하영은 자신의 성급함을 반성했다. “아니 난 겨우 고양이 갖고 그러냐는 뜻이 아니라… 내 말은 왜 하필 나를 부르냐는 뜻이야. 나랑 친하지도 않으면서.” 어찌나 크게 소리를 질렀는지 반사적으로 폰이 귀에서 떨어졌다. 하영은 귓속이 울려 맞서 짜증이 솟았지만 참기로 했다. 어쨌거나 초조한 애를 상대로 실수한 건 사실이니까. “야, 화내지 마라. 지금 가면 되잖아.” 전화 너머에서 감정이 수그러진 기미가 느껴졌다. 별달리 보고 듣지 않아도 느껴지는 분위기는 매번 신기했다. 서로 멀리 떨어져 그저 휴대폰을 사이에 두고도 그랬다. 촉이 좋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지는 몰라도 하영에게는 훨씬 분명하게 느껴지는 예민함이 있었다. “주소 문자로 찍어줘.” 하영은 식사시간을 코앞에 두고 외출 허락을 받는데에 꽤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늦지 않게 돌아오겠다고 엄마를 설득하고서야 겨우 휴대폰을 챙겨 들고 나섰다. TV를 보던 오빠가 미심쩍은 눈빛을 보냈지만 외면하는 대신 서둘러 집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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