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벽돌

3296 Words
스프링어의 머리를 골목길 벽돌에 쾅 하고 박았다. 녀석이 숨을 쉰다면, 지금쯤 얼굴이 시퍼렇게 질렸을 것이다. 키 175센티미터에 백금발에 가까운 금발 머리와 보라색 눈을 가진 녀석. 내 피를 이어받아 가진 눈이었고, 녀석이 내게서 훔친 돈과 그 경솔한 메시지에 대한 변명을 하지 않는다면 당장 그 눈을 되찾아올 참이었다. “커얼럭.” 스프링어가 목 끓는 소리를 냈다. 나는 이를 드러내며 으르렁거렸다. 당장 목을 졸라버리고 싶었다. 내가 녀석에게 해준 모든 것들, 거의 80년 동안이나 돌봐줬건만, 이 작은 자식이 감히 내게서 돈을 훔치다니! 녀석을 찾아다니는 데 15년이나 걸렸다! 미국까지 쫓아가야 했다! 녀석이 어디로 갔는지 알아내는 동안 여행 가방 하나에 의지해 살아야 했다! 내 시중을 들어줄 하인도 없이! 아무것도 없이! 기부자 한 명이 다른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게 해주는 주문에 대해 말해주기 전까지는 녀석을 찾을 수 없었다. 내 일은 이 제멋대로인 아이를 찾는 동안 중단되었다. 꼬박 15년이었다! 빌어먹을.. 그렇게 오랫동안 잠들고, 그렇게 오랫동안 내 영토를 떠나 있었다. 나는 이제 집도 명성도 없는 존재가 되었다. 언데드 세계에서 한낱 소문 속 존재, 유령일 뿐이었다. 녀석의 작은 장난 때문에 내가 쌓아온 모든 것을 잃었다. 목을 움켜쥔 손에 힘을 주었다. 당장 목을 날려버리는 게 지금 줄 수 있는 어떤 고통보다 나를 행복하게 할 테지만, 나는 한 조각의 살점보다 더 많은 것을 원했다. 물론 목을 으스러뜨리면 녀석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적어도 녀석이 나을 때까지는. 그렇게 오래 기다리고 싶지는 않았다. 한숨을 쉬며 녀석을 내려놓고 뒤로 물러섰다. 스프링어는 목을 움켜쥐고 무릎을 꿇었다. 나는 경멸하는 눈빛으로 녀석을 노려보았다. "어디 있는 거지?" 낮게 으르렁거렸다. "다 써버렸어요. 죄송해요, 주인님! 제발, 저를 죽이지 마세요." 녀석이 애원했다. 녀석은 겨우 100살이었지만, 데려오기 전부터 골칫덩이였다. 녀석은 내 아이로 삼기에 첫 번째 선택은 아니었다. 녀석의 아버지가 내 소중한 친구가 아니었다면, 절대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제이콥은 내가 그의 아들을 돌보게 한 것을 항상 후회했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아들이 살기를 바랐지만, 뱀파이어와 인간의 삶은 결코 같지 않았다. 소년의 기억이 돌아오는 데만 수십 년이 걸렸다. 아버지의 임종을 지킬 수 있을 만큼 시간이 흘렀을 뿐이었다. - "내 돈을 어디에 쓴 거지, 스프링어?" 다시 가까이 다가서며 낮게 말했다. "집, 차, 피, 옷이요. 전부 주인님 거예요... 음, 피는 빼고요. 그녀의 부모님이 그녀를 팔 것 같지는 않지만, 누구에게서 피를 공급받아야 하는지는 알려드릴 수 있어요." 녀석이 간절히 제안했다. "부모님? 아이에게서 피를 빨아먹었다는 거냐?!" 눈앞이 붉게 물들었다. 은폐 주문에 대해 알려준 마녀의 말이 머릿속에 울려 퍼졌다. 녀석은 누군가를 해치고 있었다. 아이를 해치고 있었다. 피를 공급받는 것에 대한 나의 유일한 규칙이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는 사람에게서는 절대 피를 빨아먹지 말 것. 정신적으로 장애가 있는 사람, 어린아이, 술에 취한 사람, 노인은 안 된다. 벌은 죽음이었다. "제 잘못이 아니에요! 농담으로 한 말인데 엄마가 허락했어요! 농담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줄은 몰랐어요. 엄마가 돈을 세 배나 요구해서 어쩔 수 없이 그 아이에게서 피를 빨아먹었어요." 녀석이 주장했다. "너는 농담이라고 말하는데, 그리고 누가 감히 아이에게서 피를 빨아먹는 거지? 어떤 부모가 그런 짓을 하도록 내버려 둔다는 거냐? 엄마가 마약 중독자라도 돼?" 분노하며 물었다. "아니요. 엄청 평범한 중산층 가족이에요. 돈이 필요해서 피를 팔고 있었어요. 지금은, 그냥 조금 더 놀기 위해서 그러는 것 같아요." "그 아이에게서 얼마나 오랫동안 피를 빨아먹었지? 한 번 이상이라고 말하는 것 같은데." "10년이요. 보통 한 달에 한 번씩 만나요. 지난번에는 부모님이 돈을 두 배로 주면 허벅지 동맥에서 뽑아가도 된다고 했어요. 그래서 집행자로 일하고 있었던 거예요. 돈이 필요했거든요. 그 아이는 제가 맛본 것 중 최고예요, 주인님. 첫 방울부터 중독됐어요. 지난 몇 달 동안 돈을 벌려고 애썼어요." 스프링어가 징징거렸다. 나는 으르렁거렸다. "그 아이에게서 피를 빨아먹는 놈이 또 누구 있지?" 그들은 모두 죽을 것이다. 스프링어를 마지막으로. 아이들을 이용하는 놈들은 이름뿐인 괴물이 아니라 진짜 괴물이다. 나 자신과 내 혈통, 내 사람들이 그런 짓을 하는 괴물과 엮이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사일런스라는 중개인이 있어요. 그 여자는 알 거예요. 우리가 엄마랑 예약하고 아이에게서 피를 빨아먹는다는 건 모르고요. 사일런스는 그냥 엄마가 AB형이라 인기가 많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여기서는 찾기 힘들거든요." 스프링어가 말했다. "내가 처리할 때까지, 너는 이 마을에 머물러 있어. 이번에는 주문이 통하지 않을 거다. 도망치면 나무에 묶어놓고 태양에 태워 죽이겠다. 알아듣겠나?" 살기가득한 어조로 말했다. "네, 주인님." "내 집으로 데려가라." 명령하자 녀석은 자신의 차, 이제는 내 차이기도 한 차로 안내했다. - 우리는 도시를 지나 부유층 동네로 차를 몰았다. 집들은 크고 서로 간격이 넓었다. 녀석은 대문이 있는 차도에 차를 세우고 차양에 달린 버튼을 눌러 문을 열었다. 철문이 달린 돌기둥에는 보안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었다. 긴 진입로에는 나무들이 늘어서 있었다. 길을 따라 램프가 점점이 박혀 있었지만, 불은 켜져 있지 않았다. 집에 다가갈수록 나는 더욱 감탄했다. 크고 웅장한 식민지 시대풍의 집이었다. 현관에는 2층 꼭대기까지 닿는 기둥이 있었다. 흰색 외벽에 파란색 덧문과 파란색 문이 달려 있었다. 녀석은 차를 세웠고, 우리는 안으로 들어갔다. 현관의 계단과 바닥은 모두 대리석으로 입구부터 웅장함을 내뿜었다. 벽에는 아무것도 걸려 있지 않았고, 녀석은 불을 켤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근처에는 싸구려 탁자가 놓여 있었고, 스프링어가 열쇠를 탁자 위에 던지자 가짜 나무 무늬 프린트 용지가 긁혔다. 나는 인상을 찌푸렸다. 이런 집에 싸구려 가구라니 어울리지 않았다. 그게 최악이었다면 좋았을 텐데. 안타깝게도 녀석은 길거리나 월마트에서 주워온 가구와 물건들로 집을 장식하기로 결심한 모양이었다. 용서할 수 없는 일이었다. 녀석은 거의 10년 동안이나 여기서 살았다. 녀석은 여기서 첫 번째 겨울을 보내기 전에 집을 장식했어야 했다. 겨울에는 해가 진 후에도 가게들이 문을 열었다. 이렇게 한심한 환경에 대한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끔찍하군. 창문 가리개도 없는데, 어디서 자는 거지?" 나는 물었다. 스프링어는 손전등을 꺼내 지하실을 비췄다. 지하실에는 창문이 없었다. 매트리스 하나가 바닥에 놓여 있었다. 흙먼지와 곰팡이 냄새가 공기를 더럽혔고, 나는 역겨워서 얼굴을 찌푸렸다. 왜 녀석은 마약 중독자처럼 지하실에서 낡은 매트리스를 깔고 살 생각으로 이런 집을 샀을까? 내가 고생했다고 생각했는데. 녀석은 그저 자신의 느적한 게으름으로 본인 스스로 이런 꼴을 만들었다. "최소 10년 동안 기본적인 설비도 없이 여기서 살았다고? 지하실에서 나오지도 않고? 인간 하인을 구해서 시중을 들게 하지 그랬나?" 나는 물었다. "노력했는데, 계속 데리고 있을 수가 없었어요. 3일 만에 제 최면에서 벗어나더라고요." 녀석이 시인했다. "피를 먹이지 않았던 건가? 그냥 정신 지배만 사용한 거야?" 나는 다그쳤다. 바보 같으니. "그... 그 생각을 못 했어요. 죄송해요, 주인님." 스프링어는 고개를 숙였다. 살아 있을 때도 녀석은 변덕스럽고 충동적이었다. 그 때문에 아버지가 나에게 녀석을 구해달라고 부탁했던 상처를 입었던 것이다. 영원히 스무 살이고 정신적으로는 육체적으로 불멸인 것 같았다. 나는 한숨을 쉬었다. 이 도시는 완벽했다. 뱀파이어의 수가 적어서 갈등이 많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외로움을 느낄 만큼 적지도 않았다. 피를 빨아먹을 인간은 얼마든지 있었고, 사냥하기 귀찮을 때는 피를 공급해주는 중개인도 있었다. 분명 낮 시간 동안 일하는 하인을 구할 수 있는 곳도 있었을 텐데, 스프링어는 찾아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사일런스의 주소를 주고, 내가 깨끗하고 안전하게 잠잘 수 있는 곳을 준비해 놓도록 해. 내가 돌아올 때까지 여기 있어라. 알아듣겠나?" 나는 낮게 으르렁거렸다. "네, 주인님." 스프링어는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지갑을 뒤져 피가 뚝뚝 떨어지는 하트 그림과 중개인의 이름이 적힌 명함을 건넸다. 나는 나가는 길에 열쇠를 집어 들고 차에 설치된 내비게이션에 위치를 입력했다. 그 소녀에게서 피를 빨아먹은 뱀파이어들을 찾아내 죽이고, 사일런스가 그 소녀의 어머니를 목록에서 삭제하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내 멍청한 아이 때문에 이 지역의 별미가 되어버린 그 소녀에게 어떻게 보상할지 알아내야 했다. 적어도 오늘 밤 안에 이 중 한 가지는 끝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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