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공통의 아이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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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혁 씨가 이렇게 많이 알 줄은 몰랐어요." 장민경은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 그녀도 이제 임혁을 다시 본 셈이었다. 임혁은 웃으며 말을 하지 않았다. "사실 나는 예전부터 매우 만족스러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었지만, 아쉽게도 줄곧 실현하지 못하고 그것을 완제품으로 만들지 못하고 있어요." 민경은 정색하며 말했다. "이 액세서리는 매우 귀중한 다이아몬드로 만들어야 해요. 하지만 나한테 이런 조건이 없었고 그룹도 나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거든요……" 민경은 천천히 말하며 다소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서랍에서 정교한 마호가니 상자를 꺼내 두꺼운 원고 한 권을 꺼냈다. "이것이 바로 내가 가장 만족해하는 디자인이에요. 하지만 나는 아직 좋은 이름을 생각하지 못했어요." 민경은 원고를 임혁에게 건네주었다. 임혁은 원고를 받고는 열심히 보기 시작했다. 그는 보면 볼수록 감탄했다. 민경이 주얼리 디자인 방면에서 확실히 비범한 천부적인 재능을 갖고 있었다. 다만 회사에서 중용 받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가정 조건이 따라가지 못해서 그녀의 발전을 제한했던 것이었다. 이 원고는 펜던트를 설계한 것으로, 정교하고 절묘하며, 그녀의 독특한 심혈을 기울였다. 만약 이 디자인이 출시된다면, 틀림없이 주얼리 계의 센세이션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모양에 있어서 나는 호형의 설계와 미세한 무늬 조각을 첨가할수 있다고 생각해요. 재료 선택은 반드시 가장 고급스러운 채색 다이아몬드를 사용해야 하며 또한 큰 덩어리의 원료를 사용해야지 억지로 짜 맞춰서는 안돼요." 임혁은 정색하게 자신의 견해를 말했다. "하지만 너무 럭셔리하지 않을 가요? 제작비가 너무 비싸면 완제품 출시가 너무 어렵거든요." 민경은 망설이며 말했다. "아니요." 임혁이 대답했다. "민경 씨는 자신감을 가져야 해요. 세계 최고급의 펜던트를 디자인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펜던트 디테일 방면에는 베테랑 장인의 수공 상감 기술을 적용할 수 있어요. 이렇게 하면 고전적이고 세련되면서 또 패션한 느낌이 있거든요." 임혁은 천천히 말하면서 디테일 방면의 문제를 지적했다. 민경은 들으면서 갈수록 밝아지는 한 쌍의 초롱초롱한 눈동자로 그를 쳐다보았다. 두 사람은 30분 동안이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들은 결국 탈고된 최종 설계도를 확정했다. 민경은 매우 만족스러워하며 디자인 원고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정말 대단해요 임혁 씨. 당신의 수준도 정말 높네요." 민경은 감탄하며 말했다. "민경 씨의 원고에서 영감을 얻은 것뿐이에요." 임혁은 웃으며 말했다. "이 모든 것은 전부 민경 씨의 아이디어죠. 난 단지 약간의 디테일을 강화했을 뿐이고요." "아니뇨, 이건 우리 두 사람 공통의 아이디어에요." 민경은 진지하게 말했다. "그래요, 당신 말대로 하죠." 임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결정했어요. 이 아이디어를 오 회장님에게 보여줄 거예요." 민경은 진지하게 말했다. "하지만 이름을 뭘로 하면 좋을 가요?" 민경은 입을 삐죽거리며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world king." 임혁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world king? 세계의 왕이요? " 민경은 의혹해하며 물었다. "맞아요, 세계의 왕이요." 임혁은 웃으며 말했다. "타이타닉 영화를 본 적 있어요? 남자 주인공이 뱃머리에서 팔을 펴며 바다를 포옹하는 그 명장면이요." "그 명대사를 엄청 좋아하거든요, I am the king of the world. 나는 세계의 왕이다!" "나도 당연히 타이타닉을 본 적이 있죠. 임혁 씨가 말한 그 장면과 대사, 정말 괜찮네요!" 민경은 눈빛이 밝아지며 순간 머릿속에서 그 화면이 떠올랐다. 임혁의 이 제의는 정말 대단했다! "세계의 왕!" 민경은 흥분해하며 말했다. "이걸로 할게요. world king!" 말하면서 민경은 이 펜던트의 이름을 정했다. 그 후 민경은 인차 디자인 서류를 정리하고 이메일을 통해 오일수, 오 회장님에게 투고했다. 그날 저녁, 일가족이 저녁 식사를 끝내자 그녀는 답장을 받았다. 오 회장의 답장은: 상당히 좋은 아이디어네요! 내일 회사에 도착하면 직접 회장 사무실로 와요. 자신의 작품이 인정받자 민경은 매우 흥분했다. …… 다음날, 아침. 민경의 요구하에 임혁은 민경과 함께 회사로 갔다. 두 사람은 택시를 타고 곧장 보정 빌딩으로 향했다. 민경은 내심 매우 흥분한 상태였다. 이는 그녀가 처음으로 자신이 디자인한 주얼리가 인정을 받았던 것이었다. 그것도 그룹 회장님이 직접 통과했다고 답장을 보냈다니! "너무 떨려요. 회장님 같은 큰 인물과 대화하는 건 처음이에요." 차 뒷좌석에 앉은 민경은 당황해하며 말했다. "나에게 무슨 질문을 할지 모르겠네요. 만일 말을 잘못해서 내 디자인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너무 긴장하지 말고 자신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말하면 돼요." 임혁이 말했다. "만약 정말 내가 직접 디자인한 액세서리가 출시되면, 그때 가서 전람회에서 많은 사람들의 칭찬을 받으면 그야말로 완벽해요!" 민경의 눈빛은 동경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것은 그녀가 갈망하는 성과였다. "안심해요. 민경 씨는 기필코 이 창의적인 디자인을 출시하게 만들 것이에요." "정말요? 그럼 엄청 좋겠어요!" 민경은 흥분해하며 기대로 가득 찼다. "이번 회의가 끝나면 당신도 앞으로 진정한 주얼리 디자이너가 될 거예요. 힘내요." 임혁이 말했다. "그럼요, 힘내야죠!" 민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꿈은 바로 유명한 주얼리 디자이너가 되는 것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택시는 보정 빌딩에 도착했다. 두 사람은 함께 차에서 내려 엘리베이터를 타고 회사 안으로 들어갔다. 28층. 여기는 새로운 회장님 오일수의 사무실이 있는 곳이었다. 면적이 엄청나게 큰 사무실은 유리 문을 설치하였으며 테이블과 의자는 질서정연하게 배치되었다. 지금 이 시간, 사람들은 바쁘게 움직이며 이미 정장을 차려입은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사람들의 수상한 시선을 받았다. "장민경 씨? 당신 마케팅 부서 직원이잖아요? 누가 여기로 오라고 했죠? 여기는 회사 경영진이 근무하는 곳이에요. 당신의 신분이 뭔지 몰라요?" 한 여성 임원이 지나가다가 걸음을 멈추며 민경을 알아보고는 하찮은 표정으로 말했다. "뭐? 장민경이라고? 옆의 사람은 혹시 그 우리 장 씨 집안을 망신시킨 소문난 병신 사위 네 남편 임혁은 아니겠지?" 사무실 의자에 앉아 있던 장 씨 집안의 한 임원이 그들을 쳐다보며 비꼬는 말투로 말했다. "전에 지연 언니가 다신 앞에 절대 나타나지 말라고 그랬잖아. 근데 감히 회사까지 데리고 와?" "흥! 당신들이랑 무슨 상관이죠?" 민경이 냉담하게 콧방귀를 뀌었다. 그녀는 이런 입이 싼 사람들을 상대하기 귀찮았다. 말을 마치며 그녀는 서류를 들고 성큼성큼 회장실로 향했다. "멈추지 못해." 이때 카리스마가 있는 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연보라색 원피스를 입고 진귀한 액세서리로 화려하게 치장한 여자가 천천히 걸어왔다. 민경은 걸어오는 사람을 보고 눈살을 찌푸리며 자신도 모르게 긴장하기 시작했다. 온 사람은 그녀가 아는 사람인 장 씨네 큰 아가씨, 장지연이었다. 지연은 장 씨 주얼리 그룹에서 디자인 부문의 부 팀장으로서 동시에 그룹의 수석 주얼리 디자이너이기도 했다. 게다가 그는 집행 이사 장홍규의 딸로서 회사 내에서의 지위가 아주 높았다. "지연 언니……" 민경은 인사를 건넨 뒤 약간 불안해했다. "입 닥쳐!" 지연은 강력하게 그녀의 말을 끊으며 차가운 눈빛으로 옆에 서있는 임혁을 바라보았다. "네가 감히 내 앞에 나타나? 어?" "지연 언니, 미안하지만 나랑 임혁 씨는 오늘 일 처리 하러 왔어요. 끝나면 바로 갈게요." 민경은 불안해하며 말했다. 지연을 마주하기만 하면 그녀는 두려움과 열등감을 느꼈다. 이 또한 그녀의 집안이 이 몇 년간 큰아버지 집의 억압을 당했기 때문이었다. "민경 씨, 그녀에게 미안하다고 말할 필요 없어요. 민경 씨는 그녀에게 빚진 것이 없어요." 임혁이 말했다. "네가 뭔데 감히 내 앞에서 입을 나불대?" 지연은 도도하게 머리를 들며 임혁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지난번 그 일은 내가 아직 너를 찾아가서 결판을 내지 않았는데, 지금 감히 내 앞에서 까불어?" "지난번 결혼식에서 이미 사과드렸죠. 게다가 그 일은 내 잘못이 아니었고요." 임혁은 담담하게 말했다. "허허. 기세가 정말 크구나! 임혁, 내가 너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잊은 거야?" 이때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손현민은 그들에게 다가와 싸늘하게 임혁과 민경을 바라보며 차갑게 웃으며 그들을 내려다보았다. "사과하면 문제가 해결되는 거야? 너희 집 겨우 며칠 아무 일 없었다고 내 앞에서 큰 소리치는 거야? 내가 너희 집 그 낡은 주얼리 공장 다시 파산하게 만들어줘?" 현민은 장 씨 주얼리 그룹에 큰돈을 투자하여 주식을 얻었다. 지금 그는 이사회 이사의 신분으로 행정부 사장을 겸임하고 있다. 더군다나 그는 청운시 일류 가족인 손 씨네 큰 도련님으로서 자신의 힘만으로도 쉽게 민경네 집안을 망가뜨려 거리에서 노숙하게 만들 수 있었다. 민경은 입술을 가볍게 깨물며 긴장하여 어쩔 줄 몰랐다. "어?" 이때 지연은 민경의 손에 있는 서류봉투에 주의를 돌리며 시큰둥한 표정으로 말했다. "너 설마 오 회장님이 발표한 채용 공고를 보고 온 건 아니지? 네 주얼리 디자인을 투고하려고?" "웃기네 정말. 이 궁상맞은 꼴로 주얼리 디자이너가 되겠다? 너 요 몇 년 동안 주얼리 설계도를 얼마나 투고했니? 그것들 내가 다 봤어. 전부 다 쓰레기들이야. 쓰레기 같은 수준으로 디자인 부문에 들어올 생각하지도 마!" 지연은 냉랭한 목소리로 비웃으며 인정사정을 남기지 않았다. "장민경, 내가 지금 우리 회사 디자인 부문 부팀장, 수석 주얼리 디자이너의 신분으로 정식으로 너한테 통보하는데, 지금 당장 꺼져!" 지연은 거들먹거리며 말했다. "당신의 디자인 아이디어, 거절당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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