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화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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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수는 차가운 눈빛으로 장지연을 바라보았다. "지금 내 결정을 의심하는 겁니까?" 일수의 눈과 마주치자 지연은 마음속으로 분개하고 굴욕을 느끼며 입을 열고 반박하려 했지만 억지로 참았다. 일수가 장 씨 그룹의 낙하산으로 오기 전, 회사에서 누구도 감히 이런 말투로 그녀를 질책할 수 없었다. "오 회장님, 너무 경솔하신 것 같은데, 너무 쉽게 디자인 총 팀장의 자리를 결정하는 거 아닙니까?" 손현민도 다소 불만스러워했다. "장민경 씨는 이전에 마케팅 부서의 작은 직원에 불과했고, 이 방면의 업무 경험을 전혀 갖추지 못했으니깐요." "주얼리 디자인팀은 제품 개발에 관한 팀으로서 그룹 산업 사슬의 관건적인 일환입니다." 현민은 계속해서 말했다. "장민경 씨는 업무 이력이나 경험을 막론하고 디자인 총 팀장을 맡을 자격이 없습니다. 이런 결정은 회사 직원들의 불만을 일으킬 것입니다." 일수는 웃었다. "당신은 내가 당신들의 의견을 구하고 있다고 생각하나요?" 일수는 현민을 바라보았다. "장민경 씨의 디자인 원고는 이미 나의 심사를 통과했고 나는 그녀가 이 수준의 조예를 갖추어 디자인 총 팀장직을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손 부회장, 내 의사결정이 잘못되었다고 생각되면 이사회에 이의를 제기하고 이사회 구성원을 소집하여 투표로 결의할 수 있죠. 나도 당신이 얼마나 대단한지 한 번 보고 싶군요." 일수는 냉담하게 말하며 조금도 그를 두려워 하지 않았다. 현민은 매우 불만스러워하며 화를 억누르고 있었다. 손가의 큰 도련님, 그리고 청운시 손가의 장래 후계자로서 그는 지금까지 사람들에게 이렇게 무시당하는 상황을 부딪친 적이 없었다. 장 씨네 사람들은 일수을 두려워할지 몰라도 그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동해 남 씨 그룹의 남천 회장님과 대면했다면 현민은 무척 공손했을 것이다. 오일수는 그저 그의 비서였으니 그는 상대해 볼 만했다. 게다가 자신의 주요 산업은 손 씨네 집안에 있기 때문에 장 씨 그룹의 주식이 모두 빼앗겨 이사회에서 쫓겨나도 자그마한 돈을 잃은 것에 불과했다. 현민은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오 회장님, 저의 의혹은 물론 그룹의 발전을 위한 고려이기도 합니다. 회장님과 맞설 뜻은 없었습니다." 현민은 담담하게 말했다. 비록 정면으로 반박하지는 않았지만, 일수한테 지지 않겠다는 뜻을 표시했다. 일수는 냉소하며 천천히 말했다. "이의가 있어도 괜찮죠. 마침 내가 또 다른 중대한 일을 발표하려고 했거든요." "회사의 다음 업무 확장은 새로운 주얼리 디자인 개발에 중점을 두고 주얼리 아이디어의 원고를 대량으로 모집하기로 결정했네요. 그리고 현재 장민경 씨가 직접 디자인한 세계의 왕은 이미 프로젝트 진행을 확정했구요. 이 수억원의 주얼리 프로젝트도 새로운 대리 디자인 총 팀장인 장민경 씨가 전담할 것입니다." 일수는 정색하며 계속 말했다. "또 그룹은 보름 뒤 주얼리 전시회를 열어 최근 출시된 주얼리 액세서리를 외부에 발표할 예정이니 그동안 내부 누구나 새로운 주얼리 프로젝트를 개발할 수 있는 경쟁의 기회를 드리죠. 누구의 작품이 이번 전시회에서 1위를 하면 누가 회사의 정식 디자인 총 팀장이 될 거예요." "그러니까." 일수는 웃는 듯 마는 듯 장지연 부부를 바라보았다. "만약 당신들이 나의 결책에 대해 불만이 있다면 당신들의 실력으로 나한테 덤비도록 하죠." "수억 급의 주얼리 프로젝트?' "아니, 이런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장민경이라는 신인에게 맡기는 건 너무한 거 아니에요?" "쉿, 지금 회사의 대리 디자인 총 팀장이라잖아요……" 일수의 말은 파문을 일으켰고 현장에 있던 경영진은 모두 무척 의아해하며 작은 소리로 의논했다. 그들은 내심 민경이 이렇게 큰 프로젝트를 따낼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매우 질투했지만 겉으로는 현민처럼 오 회장님과 정면으로 맞서지 못했다. "대외의 주얼리 전시회?" 지연은 표정을 살짝 움직이며 현민과 눈빛을 교환했다. "오 회장님, 저는 이의가 없습니다. 그러나 회장님이 마음에 드는 이 디자인 총 팀장은 결국 감당할 능력이 없을 겁니다." 현민이 입을 열었다. 지연도 자신만만한 모습으로 말했다. "오 회장님, 저도 주얼리 프로젝트를 연구개발하고 직접 작품을 설계하여 이 전시회에 참가하겠습니다. 그때 대외적인 주얼리 전시회가 열리면 누가 회사에서 가장 유능한 주얼리 디자이너인지 알게 될 것입니다." 일수는 웃는 듯 마는 듯 아무 말 하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 "다들 돌아가서 일하죠." 말이 끝나자 그는 몸을 돌려 사무실로 들아갔다. 민경은 주먹을 쥐었다. 그녀는 이번에 오 회장님이 이런 기회를 주셨으니 반드시 꽉 잡아서 이번 주얼리 전시회에서 절대로 지연에게 지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허, 장민경, 오 회장이 네가 마음에 든다 해서 출세할 생각하지 마라." 지연은 냉소하며 말했다. "그때가 되면 너는 아주 비참하게 나한테 질 거야. 너의 쓰레기 같은 작품을 모든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거 창피하지도 않니? 내가 진정한 실력이 무엇인지 보여주지." "나중에 내 머리 위로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 너는 단지 대리 디자인 총 팀장일 뿐이야. 회사의 디자인 부서는 아직 네가 결정할 차례가 아니라고." 지연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하며 자신의 디자인 수준에 대해 매우 큰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 민경처럼 종래로 주얼리 디자인 업무 경험이 없는 사람이 어떻게 그녀와 비교할 수 있겠는가? "절대로 언니한테 지지 않을 거예요." 민경은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그럼 두고 보자." 지연은 냉소했다. 현민도 냉소하며 말했다. "우물 안 개구리인 그들 두 사람과 따질 필요가 없어. 그 궁상맞은 모습으로는 진귀한 주얼리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본 적이 없는데 수억 급 주얼리를 설계하려고 하다니? 허허, 창피하지도 않나 보지." 여기까지 말하며 현민은 차가운 눈빛으로 임혁을 주시하면서 위협했다. "그리고 임혁, 너는 감히 내가 당초에 한 말을 듣지 않다니. 영원히 잊을 수 없는 교훈을 주겠어!" 임혁은 현민을 아랑곳하지 않고 민경과 함께 떠났다. "세상 물정 모르는 자식!" 현민은 임혁의 뒷모습을 보며 싸늘한 표정을 지었다. 복도에서 임혁은 민경이 다소 걱정에 빠진 표정을 보고 말했다.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요. 가서 당신의 작품에만 집중하면 돼요." 민경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함께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보정 빌딩을 떠났다. …… 집에 돌아오자 일찍 전화로 통해 좋은 소식을 전해 들은 장수봉과 노혜연은 기뻐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혜연은 심지어 직접 맛있는 요리를 만들었다.. "오늘 우리 딸이 그룹의 디자인 총 팀장으로 승진하고 수억 급의 주얼리 프로젝트까지 맡았으니 잘 축하해야죠." 식탁에서 혜연은 흐뭇하게 말하면서 직접 와인 한 병을 열었다. "아직 대리 총 팀장일 뿐이에요. 그룹 전시회에서 1등을 해야 정식으로 총 팀장이 될 수 있어요." 민경은 정색했다. "무슨 대리 총 팀장이니. 오 회장이 알아주는데, 설마 그 지연이가 널 못살게 굴 가봐? 우리 집도 이번에 드디어 발 펴고 눕고 자게 됐어. 쯧쯧, 그룹 총설 디자이너, 그럼 장지연도 내 딸 부하네." 혜연이 기뻐하며 말했다. 수봉도 흐뭇한 표정으로 말했다. "민경아, 보아하니 새로 온 오 회장은 경력을 중시하지 않고 능력 있는 사람만 발탁하는 것 같다. 이번에 좋은 기회 잘 잡고 작품을 잘 완성해야 돼. 우리 집은 그룹 내부에 세력이 별로 없으니까 앞으로 조심하게 행동하고." "알았어요." 민경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근데 내가 듣기로는 임혁 네가 회사에서 또 사고 쳤다며? 손현민이 혼쭐 내주려고 장담을 했다던데." 혜연은 눈살을 찌푸리며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임혁을 바라보았다. "너는 능력도 없으면서 왜 맨날 이렇게 일을 만드니? 민경이가 너를 회사로 데려가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리고 민경아." 노아혜는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계속해서 설득했다. "임혁을 네 조수로 삼았다면서? 이건 너무 했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한테 일 시키면 소란 피우는 것 외에 뭘 할 수 있겠어? 엄마 말 듣고 회사로 돌아가서 다시 안배해. 임혁은 절대로 네 조수할 수 없어." "엄마, 이번에 회장님의 인정을 받은 데에 임혁 씨 공로도 있어요." 민경이 말했다. "회사 일은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그래, 그럼 당분간 그렇게 해." 혜연은 눈살을 찌푸리며 승낙했지만 다소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임혁을 바라보았다. "임혁아, 너도 제발 더 이상 큰 문제 일으키지 마. 민경을 따라 회사에 있으면서 방해하지 말고. 그렇지 않으면 내가 아주 혼낼 줄 알아!" 이때 수봉은 빈 담뱃갑을 만지며 입을 열었다. "임혁아, 내려가서 담배 한 갑 사다 줘." 임혁은 고개를 끄덕이고 일어나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2년 동안 그는 이미 혜연의 잔소리에 익숙해져서 아무렇지 않았다. 아파트 입구의 매점에서 담배 두 갑을 산 임혁은 집으로 돌아가려 했다. 삐익! 검은 도요타 한 대가 갑자기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당신이 임혁이야?" "맞아, 바로 이 쓰레기야. 위에서 말했으니 얼른 데리고 가자." 차에서 갑자기 두 명의 민첩하고 사나운 남자가 내려오더니 임혁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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