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화 “노래방 도우미만으로는 부족하니까요. 실장님께 떼이고 노래방에 떼이고 벌이도 시원찮거든요. 돈을 벌려면 이차를 가야 해요. 하지만 이차를 가고, 안 가고는 내가 결정한다는 뜻이에요. 손님이 원한다고 다 가는 건 아니거든요.” “이차를 가고 안 가고, 네 기준은 뭔데?” “제 맘에 드는 손님이 가자고 했을 때만 가요.” “구체적으로 그 기준은 뭔데?” “제 또래 이상형을 만났거나, 젠틀하고 멋있는 분이나 상관없어요.” “아빠뻘 아저씨랑도 말이야?” “딸 하나라고 절 끔찍이 위해 줬던 아빠를 어렸을 때 여의어서인지, 흐흑, 무의식적으로 아빠 정 같은 게 많이 그립나 봐요. 아빠의 빈자리를 제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결손가정 출신이잖아요. 흐흑.” ‘아빠를 어린 나이에 잃었다고 했지.’ “그럼 스폰 같은 것도 해?” “그런 걸 왜 해요 구질구질하게. 원하면 하룻밤 상대가 널리고 널렸는데요. 두 번 이상 모텔서 만난 남자 손님은 나이 불문 단 한 명도 없어요.” “두 번 이상 모텔서 만난 상대는 한 명도 없다고?” “한꺼번에 큰돈도 벌고 원나잇 연애도 하고 좋잖아요. 사랑은 길어야 다 좋은 건 아니라고요. 제한 된, 짧은 밤이라는 제약조건이 오히려 더 뜨겁게 사랑하게 만들죠. 하룻밤에 만리장성을 쌓는다는 말도 있잖아요.” ‘너, 아주 솔직해서 좋구나. 가난하니까 모든 악덕이 인정되고, 가난하니까 이런 일로 한꺼번에 큰돈도 벌고, 기왕이면 싱싱하고 젊은 몸이었을 때 여러 남자랑 재미도 보자는 거잖아. 손님이 네 맘에만 들면 몸도 판다는 말이구나.’ ‘너 갈수록 가관이야. 첫날은 수줍고 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