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파편 한 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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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락모락 김이 나는 순대국 집 시윤도 건우도 뚱한 표정으로 그저 자리에만 앉아있다. [순대국 나왔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말없이 숟가락을 사용해서 먹기 시작하는 건우 그리고 그런 건우를 빤히 바라보는 시윤 "뭘 봐? 왜 그리 빤히 보는건데?" "진짜 너 나한테 아무런 짓도 하지않은거 맞아?" "아 진짜! 아무런짓도 안했다고 왜 자꾸 그래?" 살짝 미간을 찌푸리더니 건우는 그저 밥먹는것에만 집중 다 큰 남녀가 한방에서 서로 아무런 짓도 안하고 잠만 잤다는게 말이나 될까 시윤은 그저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생각이 너무 많아진 나머지 그저 고개만 휘휘저었다. "야." "...뭐, 왜" "빨리 먹어. 우리 수업 얼마 안남았어." 가만, 그러고보니 오늘 1교시부터 강의있었지. "으악, 씨 내가 못살아 진작이 말 좀 해주지 그랬냐!" "야, 그거 뜨거운 건ㄷ...." "앗 뜨거!" 허둥지둥 대는 시윤의 모습을 그저 녀석은 피식 웃으며 지켜보고만있었다. 얼마나 긴 시간이 흘렀을까 길고 긴 하루의 강의가 절반정도 끝이났다. 졸린 눈을 비비며 책상앞에 엎드려버리는 그녀 다음수업이 공강이여서 천만다행이지 '어...안돼겠다 집에갔다와야지...' 터덜터덜 시윤이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학교를 나섰다. '다 큰남녀가 그것도 한 방에서! 아무짓을 안했다? 그거 맞는건가? 아으, 내가 지금 무슨생각하는거냐 집에가서 얼른 자야할거같아. 너무 피곤ㅎ.....' 톡톡] 골골대면서 걸어가는 그녀의 어깨를 건드린건 다름아닌 건우였었다. 하여간 진짜 왠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더니만.. 이게 뭐여... 골골대는 그녀의 모습이 좋아서 그런걸까. 빙글빙글 웃으며 그녀의 뒤를 졸졸졸 따라다니기 바쁜 건우였었다. "어디가?" "다음 수업 공강이잖아.. 나 졸려 집에가서 쉬다가 올래." 흐아암 소리를 내며 연신 하품을 하더니 이내 가는길을 멈추고는 지쳤다듯이  그녀는 벤치에 앉아버렸다. "야. 나 부탁이있다." "음? 뜬금없이 무슨 부탁이야?" 책상위에 얹어둔 전공책위로 그녀는 얼굴을 파묻었다. "나, 컴퓨터 하는것 좀 도와줘라" "하? 컴퓨터 너 내옆에서 잘 배웠고 너 원래 잘한다며?" "몰라, 교수님 말씀은 하나같이 어려운데 니가 이야기해주고 도와주면 이해할거같다고" "보상은?" "그와중에도 보상생각하냐.... 너 되게 계산적으로 변해가는거같다? 언제는 그냥 선뜻선뜻 도와주더니" "아니, 난 내 수면시간을 반납하고 너한테 도움을 주는거잖아. 그에 대한 보상은 정당하다고 보는데?" 시윤의 말을 듣자마자 게슴츠레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는 건우였었다. 그리고 이내 떨어지는 시윤의 답. "...쳇, 알았어 도와주면 될 거 아냐" 투덜투덜대면서도 그녀는 마지못해 건우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했다. "근데, 속은 괜찮은거야?" "..그건 또 무슨말인거야?" "너 어제 만취했었잖아. 숙취해소제 안먹어도 괜찮았었냐고." "...니가 아침에 그랬잖아 내가 너한테 앵겨서 토했었다고. 너는 괜찮았냐?" "너 씻을 때 잠시잠깐 집에 다녀왔는데 못들었냐?" "뭐......?" 아니 그러면.. 다 봤다는 거잖아! 화아악 얼굴이 붉어지더니 냅다 뛰어가는 시윤이였다. "이상해 얼굴도 붉어지고 나는 본 것도 없는데. 왜 혼자서 그러는건지" [삐리릭 철컥] 4층의 404호 건우의 자취방. 너저분하게 정리되지않은 녀석의 방 가방을 냅다 던져놓고 창문쪽에서 담배를 피우려다가 멈칫. '아... 그 녀석은 ...담배 싫어한다고 했었지.' 녀석은 시윤을 생각하는걸까. 그저 영혼없는 표정으로 멍하니 앉아있었다. "으악, 맞다! 도와준다고했는데 늦어버리면 화낼건데!" 허둥지둥 준비하더니 이내 부리나케 나가는 녀석이였다. **************** 정돈이 잘 된 그녀의 방. 못보던 사진을 보고 시윤은 멍하니 사진을 쓰다듬으며 이런저런 생각을하는지 표정이 밝지는 않아보인다. 무슨생각을 하는 걸까. 그녀의 표정에서는 [쾅쾅쾅쾅!!] "야! 나야! 문열어봐!" 쾅쾅거리는 소리에 화들짝 놀래서 들고있던 사진이 손에서 툭 떨어져버렸다. [쨍그랑!] 유리로 된 사진이라 박살... 그리고 그 파편은 고스란히 그녀의 얼굴에 잔해파편이 튀었고 유리파편이 그녀의 얼굴을 할퀴면서 피어나는 붉은색 혈(*).. "아야!...으..아파라 야! 좀 기다려! 금방나갈거니깐!" 허둥지둥 얼굴에 스친 유리파편을 제거하고는 시윤은 안전한 곳으로 한발한발 옮겨가며 건우를 맞이해주었다. 삐리릭 철컥] "되게 늦어 너..." "왜 그래? 땀이 왜이리 많이났어? 얼굴은 또 왜이러고?" "아..그게 저기.... 액자가 깨졌는데, 유리파편이 튀어서 놀란것뿐이야." 집안에 들어가자마자 마저 정리하려던 그녀의 손목을 잡고는 들어가지 못하게 막던 건우. "왜...왜이래, 이거 놔줘!" "어디 다친거야? 괜찮은거 맞아?" "아 얼굴에 튄것뿐이야. 괜찮아 살짝 스친것뿐이야" "스친게 아니잖아!!!" 버럭버럭 소리지르는 건우였다. 무엇때문에 그녀석이 소리를 지른걸까. 자그마한 소리에도 귀가 예민한 시윤은 그저 움찔하며 자신의 몸을 움츠리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야...." "넌 내가 들어오라고 할 때까지 거기서 꼼짝말고 있어. 알았지." 나지막하게 말해놓고는 시윤의 방안으로 쑥 들어가버리는 건우였었다. '칠칠지 않게 뭐야 이게...꼬마공주님...' ********* "자, 다 되었어. 진짜 괜찮은거 맞아?" 얼굴에 밴드하나 띡하니 붙여주고는 그저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하는 건우였다. "야, 너 혹시 사진.... 본거야?" "......" 대답대신 덜그럭덜그럭 거리며 녀석은 구급상자를 정리하기에 급급헀다. "건우야...?" 슬픈 표정을 읽은 듯 시윤은 계속 건우의 눈치를 살피다가 녀석의 얼굴을 쓰다듬어주었다. 작은 떨림이 그녀의 손에 전해졌었다. 떨고있는 녀석. '이 아이한테도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시윤." "....응?" "..나 정말 놀랐어." "어...어?" "너가 많이 다치면 나 어찌해야할지 몰라서 많이 무서웠었어." 왜 그런걸까 녀석의 표정에서는 눈물이 잔뜩 고인 녀석의 눈밖에 보이지않았다. 진정하기 어렵다는 의미였다는걸까. 시윤은 그저 아무런 생각없이 건우를 와락 껴안았다. "시윤....아?" "아무말도 하지말고 얌전히 안겨있어. 괜찮으니깐..." 쓸쓸한 그녀의 대답 쿵쾅쿵쾅 그녀의 심장소리가 들려온다. '너는, 어떤 생각을 하고있는거니.....?' '너는, 어떤 감정을 갖고있는거니.....?' ********** 몇분이 지났을 까.. 녀석의 떨림이 진정되었다는 것을 느끼고는 시윤은 그저 건우를 말 없이 놓아주었다. "상처 치료해줘서 고마워" ****** 몇분이 지났을 까.. 데스크탑으로 노트북으로 서로 엑셀과제를 하는 두 사람. "저기 건우야...." "....왜" "아까 깨친 유리파편말고 혹시 사진... 봤어?" 시윤의 물음에 키보드를 치던 손을 멈칫거리며 잠시잠깐 건우는 행동이 정지되었다. "못봤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 "안궁금해? 누군지?" "니가 말 못하는 게 이유있을거같고, 추후에 들어도 늦지 않을거같아서..." 턱하니 노트북을 닫아버리는 건우였다. "그게 무슨...말이야?" "이시윤." "....어?" "나, 너 좋아한다. 우리 사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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