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반에센트Updated at Feb 23, 2024, 21:03
‘열망은 모든 것을 꽃 피게 하지만 집착은 모든 것을 시들고 에반에센트하게 한다.‘
어릴 적부터 컴퓨터로 로맨스 영화를 즐겨 본 덕분에 사랑을 쉽게 믿어버린 김하늘은 전 남친과 헤어진 후 되려 애정결핍에 시달리고 아웃팅도 당하게 되었다. 부모 집에서 쫓겨나 서울로 이사를 하였고, 그의 친누나 집에서 머무르는 동안 우연히 그의 매형이자 대한민국 최고의 영화감독인 최시완을 만났다.
하늘은 시완에게 인턴 제의를 받아 일을 시작하게 되면서 이상형인 준석을 만나게 되었다. 하늘과 준석은 얼마 지나지않아 사랑에 빠져버렸고 시완은 그 둘의 관계를 눈치챘다. 시완은 하늘이 준석과 사귄다는 걸 눈치챈 이후 하늘에 대한 집착과 호기심으로 동성애적 성욕을 채울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천진난만한 하늘은 그저 두 남자의 사랑 중의 뭐가 거짓이고 뭐가 진심인지를 조심스레 선택해야만 했다.
[하늘, 언제까지 계속 나를 유혹할 생각이야? 너 이러는 거 되게 재수 없어.]
[네? 매형 먼저 시작하신 일이세요. 제가 남자 친구가 있는 걸 알면서도 뻔뻔스레 나를 불륜남으로 만드는 거.]
[쯧, 누구? 준석이? 걔가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믿어?]
시완은 나를 벽으로 밀어붙였다. 나는 그의 깊은 검정 눈동자를 마주하며 바지 지퍼 주위로 그의 손이 가까워지는 것을 느꼈다.
[거기 만지지 마세요.]
[어디...여기?]
내 지퍼를 풀고 바지 속으로 굵고 두꺼운 손을 넣어 내 것을 만지작거리는 그의 따뜻하고 짜릿한 손길이 느껴졌다.
[하.....준석이 들어오면 어떡해요. 어떻게 하... 설명할 건지...]
내 신음 소리를 듣고 비아냥거리듯 낄낄 웃던 시완은 뜨거운 입김과 낮고 갈라진 목소리로 내 귓가를 간지럽혔다.
[걱정마, 이 팀장 지금 회의하는 중이니 대표실에 들어올 리가 없겠지. 잠깐이라도 우리 서로를 즐기자.]
꽉 매진 넥타이를 느슨히 늘어트린 후 흰 와이셔츠 단추를 천천히, 차근차근 풀어갔다. 그리고는 나를 소파에 눕혀버린 그. 나 때문에 모든 것이 망가질 것 같다는 자괴감이 내 어깨를 짓눌렀고 본의 아니게 나는 그의 시선을 피하고서야 말았다. 하지만 그의 시선을 피해버린 그 순간, 나는 내가 불륜남이 되어버린 것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