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만점자 소희는 성격이 좋고 온순하며 첫사랑을 떠올리게 하는 얼굴을 가진 순수하고 얌전한 아이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녀는 약청이 있어 보청기를 착용해야만 했다.  그녀에게 있어 온갖 영광은 스스로를 지킬 힘이 없다면 오히려 재앙을 불러올 뿐이었다. 서준은 서울 최고의 재벌 집안 자손으로 뛰어난 외모와 훌륭한 가정교육을 받아 모두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아무도 몰랐다. 그가 사실 양의 탈을 쓴 뱀이며 위선적이고 냉혹한, 날 때부터 악마 같은 존재라는 것을.  그는 누구보다도 가면을 쓰는 데 능숙했다. 둘은 원래 접점이 없었다. 하지만 어느 날, 누군가 하늘이 내린 재벌 2세 이 가의 후계자 서준이 손등에 피를 잔뜩 묻힌 소희의 손목을 잡고 무릎을 꿇은 모습을 목격했다. 그의 눈은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 "이소희, 나를 한 번만 사랑해주면 안 돼?"